'매출 60조원대' 마감...영업이익도 7분기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세
글로벌 무역 갈등, 중국의 '반도체 굴기', 현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 등이 향후 변수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반도체 사업의 탄탄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실적 신기록 행진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6일 지난 2분기(4∼6월)에 매출 58조원, 영업이익 14조8천억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61조10억원)보다 4.9% 감소한 58조원으로, 최근 4분기째 이어가던 '60조원대 매출 실적'이 깨졌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4조670억원)보다 5.2% 늘어났다. 그러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분기(15조6천420억원)보다는 5.4% 줄어들면서 7분기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실적 전망치 평균(15조2천700억원)도 다소 밑도는 수치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스마트폰 갤럭시S9, 디스플레이 등의 부진이 꼽히고 있다.
IM(IT·모바일) 사업 부문은 올해 갤럭시S9과 갤럭시S9플러스 출시가 1분기로 앞당겨진데다 판매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친 탓에 영업이익이 2조원대 초반으로,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도체와 함께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의 영업이익도 1천억원대 초반에 그치면서 1년 전(1조7100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모처럼 사상 최고 실적 행진을 중단한 삼성전자는 그러나 3분기에 신기록 달성을 위한 재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 견인의 핵심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꼽는다. 2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디스플레이가 3분기에는 선방하고, 원래 잘 나갔던 반도체 사업의 선전도 지속하면서 3분기에는 영업이익 17조원 돌파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계절적으로 성수기를 맞게 돼 출하량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D램 가격의 상승세도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도 3분기 때는 고객사인 애플의 신형 아이폰 생산이 본격화하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기존 평면(Rigi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가 늘어나면서 OLED 가동률이 크게 상승해 3분기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추가적으로 2분기 때 실적이 부진했던 IM(IT&모바일)도 갤럭시노트9 출시 효과가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을 다소 상쇄해주며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넘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실적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내부의 위기론은 여전하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통상전쟁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국내에서는 재벌개혁 정책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글로벌 행보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현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로 인해 여전히 대규모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결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