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파문에 "권력 내부가 가관"이라며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인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대통령 부인이 명품 가방을 받은 지 두 달이 지났다. 이제야 여당 안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첫 반응이 겨우 사과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라며 "더욱 가관인 것은 그다음이다. 대통령실이 그 사과 주장자의 배후로 한 비대위원장을 지목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 비대위원장은 사퇴를 일단 거부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8개월 만에 다섯 번째, 한 비대위원장의 입당 한 달도 못 되어 벌어지는 여당 수뇌 교체드라마"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너무 불안하고 기괴한 정권"이라면서 "명품 가방 사건을 사과하라는 것이 그토록 상식을 뛰어넘는 일인가. 두 달 만의 사과 요구가 그토록 무거운 '불충'이라도 되는가. 1년 8개월 만의 다섯 번째 수뇌 교체는 누구의 어떤 심리상태를 드러내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권력 내부가 그 지경이면, 일반 국정은 어떨까"라며 "차마 말로 옮기기 어려운 걱정과 분노가 이 아침을 어지럽힌다"고 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전날 오전 한 비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퇴하라는 윤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한동훈 비대위의 대응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사퇴 요구를 한 것이다. 이를 물리친 한 비대위원장은 관련 보도가 당일 늦은 오후에 나오자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습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는 길에도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충돌의 도화선이 된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서도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