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지난해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자신의 선거사무실에 민주당에 감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지난해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자신의 선거사무실에 민주당에 감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19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손을 붙잡고 늘어지면서 소리를 지르는 등 ‘깽판’을 치다가 경호원에게 들려나간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학생운동권에서 주사파를 양산한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다.

그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4월 치러진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은 이상직 의원이 선거법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이 박탈되자 이에대한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진보당의 원내 진출을 도와주기 위한 것으로 받아 들여졌다.

여러명의 무소속 후보가 서로 “내가 실질적인 민주당 후보”라고 주장하며 다투는 상황에서 강 의원이 불과 1만7382표(득표율 39.07%)를 얻어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투표율 26.8%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의 10% 수준의 지지를 받아 국회의원이 된 것이다.

당선 직후 강 의원은 자신의 선거사무소 건물에 ‘고맙습니다 민주당’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석기 전 의원등의 내란음모 사건으로 통합진보당이 해산된지 7년만에 진보당으로 이름을 바꿔서 주사파 세력이 국회에 입성한 것이다.

강 의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북한 미사일발사에 대해 “한반도에 전쟁 위협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남과 북이 서로 누가 잘했느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북한을 두둔했다.

그는 국회에 등원하자마자 이석기 전의원의 복권을 요구했는데,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반대하며 “이승만 또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같은 내란수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강 의원이 상임위원회로 국회 국방위원회 배정을 요구하자, 국가기밀 유출을 우려 반대하기도 했다.

이정희 이석기 등이 이끌었던 통합진보당은 친북, 종북이념과 노선을 추종하고 실천했던 주사파 정당이었다.

2011년말 당이 만들어질 때 만 해도 통진당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 등이 참여한 정파연합의 성격이 강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주사파 성향이 강한 한명숙 민주당 대표가 통진당의 주요 지역에는 후보를 단일화 해주는 등 적극 도와줌으로써 13석을 확보, 원내 3당으로 올라서며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 관악을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 여론 조작 사건,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건을 겪으며 심상정·노회찬·유시민 등이 탈당해 정의당을 만들었다. 통진당 의석은 6석으로 줄었고,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을 겪고, 2014년에는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해산 결정으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창당 3년 만에 해산됐다.

이에따라 강성희 의원이 18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를 바꿔라”며 소리를 치며 난동을 부린 것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19대 총선, 적어도 지난해 재선거 때와 같은 선거연대를 요구하는 ‘구애(求愛)의 몸부림’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야권에서 나오고 있는 “국정기조를 바꿔라”는 요구는 민생 등 내치(內治)의 문제가 아닌 한미 안보동맹 강화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중단하라는 의미에서 쓰이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속적으로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높이고 있다”면서 전쟁위험을 강조하는 상황과 맥락이 닿아있다.

현재 진보당은 전국 각 지역구에 국민의힘(540명)과 민주당(44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81명의 예비후보가 등록,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진보당 후보가 자력으로 국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때 진보당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된 울산 동구 정도다.

수도권이나 호남에서 진보당 국회의원이 나오기 위해서는 19대 총선때 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단일화 ‘배려, 지난해 전주을 보궐선거때 이재명 대표가 취한 무공천 같은 ’베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강성희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전주을에는 민주당에서만 무려 5명의 예비후보가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여기에 정동영 상임고문까지 최근 전주병 지역구 출마를 선언, 전주 등 전북지역 석권을 노리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18일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인 151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21대 총선에 비해 여건이 훨씬 어려워진 이번 총선에서 진보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일정 의석을 양보하는 식의 선거연대를 할 수 있는 처지가 안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때문에 강성희 의원은 이번 난동에 대해 현재 진보당이 처한 답답한 상황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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