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목 부위를 흉기로 찌른 피의자 김모 씨(67)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10일 오후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김 씨는 피해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 곧 있을 총선에서 피해자가 특정 세력에게 공천을 주어 다수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이 대표 재판이 연기되는 등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50분경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 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에게 지지자 행세를 하며 가까이 접근해 목 부위를 흉기로 찌른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건 발생 직후 부산경찰청은 68명으로 구성된 매머드급 수사본부를 차려 9일간 이번 사건을 수사해왔다.

경찰은 이날 발표에서 "디지털포렌식 자료와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의 진술 분석을 종합해 김 씨의 정치적 신념이 극단적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범행을 사전에 들어 알고 있었고 범행 이후 메모를 가족과 언론매체 등에 전달할 것을 약속하고 실제 일부 행동에 옮겼던 조력자 70대 남성 1명을 방조범으로 검거했다"며 "다만 범행을 함께 공모한 공동정범이나 교사한 배후세력은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김 씨가 범행에 사용한 칼은 지난해 4월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10만원 상당의 등산용 칼이었다. 김 씨는 이 칼의 손잡이를 빼고 일부 날을 날카롭게 가는 방식으로 개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래 칼등은 사용하지 않는 칼인데 칼등도 갈았다"며 "피의자는 A4용지를 두 번 접어, 칼 손잡이 부분을 제거하고 5cm 정도를 면테이프로 감았다. 종이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풀로 붙였다"고 밝혔다.

김 씨는 A4 용지 8장짜리 변명문을 미리 준비한 우편봉투에 넣어 7통을 준비하고, 성공하면 다 보내고 실패하면 2곳에만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경찰은 변명문에 대해 "총 7446자로, 쉽지 않은 문장 전개로 이해하기 어렵고 전체적인 내용은 범행 동기 이유와 일맥상통한다"며 "요약하면 '사법부 내 종북 세력으로 인해 피해자에 대한 재판이 지연되어 피해자를 단죄하지 못하고 곧 있을 총선에 공천권을 행사하면 좌경화된 세력들에게 국회가 넘어가고, 나아가 피해자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가 좌파세력들에게 넘어가게 되니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범행하였으며 이러한 자신의 의지를 알려 자유인들의 구국열망과 행동에 마중물이 되고자 실행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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