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병립형 회귀 움직임속 한동훈 위원장 입장 주목

 

민주당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에서 활동했던 4명의 의원 중 윤영찬 의원을 제외한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3명이 10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추진중인 신당에 합류하고, 이준석 신당은 물론 금태섭, 양향자 신당 등과도 연대할 방침이어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에 맞서는 제3세력의 형성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0일 ‘원칙과 상식’의 집단탈당에서 윤영찬 의원이 이탈하기는 했지만, 아직 민주당에는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의 독주에 반발하는 30여명의 비명계 의원들이 남아있다.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경선때 이낙연 후보캠프의 좌장 역할을 했던 5선의 설훈 의원을 비롯,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때 이재명 대표와 심하게 갈등했던 3선의 전해철 의원, 4선의 홍영표 전 원내대표 등 다선 중진 의원들도 수두룩하다.

이들이 이낙연 신당에 쉽사리 합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야권 분열에 따른 총선패배 우려다. 몇천표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수도권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민주당 및 친민주당 신당 후보가 맞서는, 3자 대결구도가 만들어지면 결과가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비명계 대부분은 현재 지역구에서 친명계 인사들의 거센 공천도전과 함께 이른바 ‘개딸’ 같은 극성 친명계 당원들의 축출 움직임에 당면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비명계가 이낙연 신당 합류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 때문이다. “설마 공천을 안주기야 하겠느냐”는 것이다.

결국은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가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공천결과에 민주당에 남아있는 비명계 의원들의 움직임, 제3세력의 미래 또한 달려있는 셈이다.

비명계의 민주당 이탈 및 제3지대 신당 바람의 또하나 중대 변수는 비례대표 선출방식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예측은 현재의 준연동비례대표제가 유지되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다면, 각 신당이 합쳐서 최대 30석 정도의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아닌 과거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수, 제1당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 뿐 아니라 비명계 의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비례대표제도 변경은 현재 여야가 논의중인 선거구 조정과 더불어 추후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합의에 따라 최종적으로는 선거법 개정을 통해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와관련,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서기 전에 이미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사실상의 당론으로 결정해놓은 바 있다. 당시 김기현 대표의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단 한석이라도 더해 원내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비례대표제 변경을 둘러싼 한동훈 위원장의 생각은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우선, 현재의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극단적인 양당정치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정치혁신 내지 쇄신 차원의 명분을 갖고있다는 점이다.

한동훈 위원장이 내세우는 상식과 공정이라는 원칙의 측면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가 더 어울리는 제도다. 하지만  준연동형제도를 유지하면서 위성정당을 만들기도 어렵게 됐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제3지대, 신당바람을 일정 부분 조장해야 한다는 정치공학적 고려요소는 커지고 있다.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힘의 근거지인 대구 경북 등 영남에서 일으킬 바람을 최대한 저지하는 대신 이낙연 신당이 호남등에서 일정한 바람을 일으켜 주면 접전지역인 수도권 선거에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안철수 의원등의 국민의당이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38석을 차지하는 바람을 일으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수도권 선거에 큰 도움이 되는 한편, 세월호 사건 등으로 기세를 올리던 민주당 의석을 123석으로 묶는 원인이 됐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본격화되는 신당바람은 직접적으로 국민의과 민주당 양당의 공천일정은 최대한 늦춰질 전망이다. 양당 모두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막기위해 공천방식 또한 전략, 단수공천 대신 경선을 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인 것은 비례대표제도 변경이다. 이재명 대표의 생각은 이미 드러난 가운데, 한동훈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의 선거구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의 구상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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