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힘 출마자들은 너도나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 설정, 줄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도별로 열리고 있는 당 신년인사회 마다 수십명의 예비후보들이 한 위원장과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는 것은 물론, 명함과 사무실 외벽의 플래카드에도 넣는다.

한동훈위원장의 인기가 치솟고, 예비후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공천권의 향배를 한 위원장이 쥐고 있다고 판단하는데 따른 현상이다.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예비후보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한동훈 위원장과의 사진으로 대체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주목되는 것은 한동훈 위원장이 이런 예비후보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고강도 립서비스를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북부의 한 지역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경기도당 신년인사회가 열린 지난 5일 일제히 수원으로 가서 한동훈 위원장과 사진을 찍었다.

A 후보는 신년회를 다여온 뒤 한동훈 위원장이 자신에게 “000 후보님! 적극 응원합니다. 반드시 승리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며 자랑하고 다닌다.

그런데 B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한 위원장은 B 후보가 자신의 이력과 함께 지역 발전의 포부를 간단하게 소개하자 “후보님처럼 훌륭한 분이 우리 당에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고 B 후보측이 홍보하고 다니는 상황이다.

같은 지역의 C 예비후보는 5일 경기도당 신년인사회가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예상, 하루전인 4일 충북도당 신년회를 찾아가 한동훈 위원장과의 사진을 찍어왔다. C 후보가 이 자리에서 자신과 한 위원장과의 학연 및 그동안 당을 위해 한 일을 소개하자 한 위원장은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번에는 꼭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며 C 후보는 홍보한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예비후보들의 이같은 말들을 두고 당초에는 “설마 한동훈 위원장이 저렇게 까지 말했을까?”라며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신년인사회가 거듭되고, 현장에서 사진을 찍거나 그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에 따르면 실제 한동훈 위원장이 이처럼 ‘무한 립서비스’를 해주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예컨대, 경기 남부지역의 한 당협위원장은 5일 신년회에서 “우리 00 지역에는 000위원장이 필요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만들어 와서 자신의 지지자들과 함께 펼쳐들고 한동훈 위원장과 사진을 찍었다.

당시 한 위원장은 이같은 플래카드 내용을 보고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았지만 활짝 웃으면서 촬영에 응했다. 촬영자의 요구에 따라 손가락을 펼쳐서 V자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최근 한동훈 위원장이 보여주고 있는 이같은 행동은 그동안 우리 정당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과 사진을 찍기위해 예비후보들이 긴 줄을 이루는 것도 처음이지만, 공천을 갈망하는 그들에게 큰 기대감을 갖게하는 덕담까지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공천결과에 따라 생길 원망과 원성 때문이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일관된 모습으로, 모두에게 공평하게 이런 태도를 보이자 “새로운 정치매너‘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년 이상 경기도당 간부로 일하면서 5일 신년인사회 진행에도 참여한 한 원로당원은 ”선거시기에 당 대표들은 공천에 대한 발언은 극도로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이었는데 한동훈 위원장은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제스처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역발상이랄까, 신선한 접근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와함께 ”한동훈 위원장이 향후 공천과정을 극도로 공정하게 이끌어 갈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추후 국민의힘 공천에서 전략공천이나 단수공천이 철저히 배제되고 경선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공천과정에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이와관련해 주목되는 것이 한동훈 위원장이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임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공천실세‘로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목하고 그와 줄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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