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사진=연합뉴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사진=연합뉴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미중 수교 45주년을 맞아 미국 측에 자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냈다. 그러면서도 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6일 중국 외교부에 의하면 왕 주임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수교 45주년 리셉션에서 "상호 존중을 견지하려면 정확한 인식을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중미 양국은 파트너인가 적수인가. 이것이 총괄적인 방향성의 문제"라 운을 뗐다.

 이어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중미 관계의 구축에 힘을 쏟고자 한다"며 "미국이 마음가짐을 가볍게 풀고 평등·포용의 태도로 중국 인민의 선택과 중국의 발전 경로, 핵심 이익, 국가 주권·영토 완전성 수호를 존중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외교부장을 겸하고 있어 중국의 실질적인 외교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왕 주임이 대만 문제 등에 있어 중국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미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 주권' '영토 완전성 수호'는 통상 중국이 대만을 의중에 두고 사용하는 표현이란 분석이다.

그는 "평화 공존을 견지하려면 이견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이견이 있다고 해서 곧장 대결을 향해 가서는 안되고 걸핏하면 제재의 큰 방망이를 휘두르거나 강권, 패권, 제로섬게임을 벌여서는 더욱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왕 주임이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수교 45주년 리셉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왕 주임이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수교 45주년 리셉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왕 주임은 그러면서 미중 양국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45년 동안 중미 관계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간섭을 배제하며 전진했다. 협력 영역의 넓이와 이익 융합의 깊이, 영향력의 크기가 전례없는 정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식 현대화의 전면적 추진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중국이 세계 평화·발전을 위해 더 큰 책임을 담당하고, 더 큰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는 의미"라면서 "중국은 누군가를 대체·압도할 의도가 없고, 패권을 추구할 의도는 더욱 없다"고 말했다.

또한 "평화는 중미 관계의 가장 근본적인 기초이고, 중미 두 대국이 충돌·대결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인류의 가장 중요한 평화 보너스"라면서 "협력은 중미가 공존하는 가장 정확한 선택으로 현재 형세에서 중미 협력의 필요성은 약해진 게 아니라 더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미 협력이 양국부터 세계에 이르기까지 답을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선택형 문제가 아니라 진지하게 해결해야 할 필수 답변 문제"라면서 "인위적 디커플링과 봉쇄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것이고 스스로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 밝혔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지난 2022년 중국이 대만 백서를 발간하면서 사용한 표현이다. 중국굴기를 의미하는 이 표현과 '중미 두 대국'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미국 측에 협력을 요청했단 점에서 왕 주임이 중국의 체면을 최대한 지키면서 요구할 것은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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