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습격한 67살 전직 공무원 김모씨에 대해 범죄의 중대성과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를 이유로 구속했다.

대한민국에는 3만명이 넘는 변호사가 있지만, 현재 김씨를 도와주는 변호사는 없는 상태다.

추후 무료 국선변호인이 선임되겠지만 현 단계에서 김씨 스스로 돈, 즉 자비(自費)를 들여서 변호사를 살 형편도 안되고 그렇게 해서 받을 도움도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에 대한 김씨 본인의 주장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씨는 4일 기자들이 영장심사를 받기위해 법원에 들어서는 그에게 범행동기를 묻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한 것이 있으니 그걸 참고해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일 이재명 대표를 습격하고 체포됐을 때 이 변명문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자들에 경찰에 문제의 변명문 공개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범죄증거의 일부라며 거부했다.

그러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5일 자신들이 취재한 내용이라며 일부를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김씨의 변명문에 “지난 정부때 부동산 폭망, 대북 굴욕외교 등으로 경제가 쏙대밭이 됐다. 윤 정부가 들어섰지만 이재명이 당 대표로 나오면서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올인...”등의 내용이 들어잏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한 일”이라는 내용이 변명문에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그 어느 언론사도 김씨의 변명문을 직접 보지는 못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테러라고 규정했다. 언론은 범죄학자들을 동원해 김씨의 행위를 “묻지마 흉기난동 보다 심각한 은둔형 범죄자, ‘외로운 늑대’의 범죄”라고 보도한다. 지난해 7월 서울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난동 보다 심각한 범죄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를 공격한 67살 김모씨는 서울 영등포구청의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일했고, 현재는 충남 아산시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 대표를 공격하기 6일전인 지난달 27일까지도 원룸 매매계약을 중개하는 등 정상적인 생업을 유지해왔다.

김씨는 기자들 앞에서 얼굴을 가리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오히려 카메라나 기자들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옷차림과 용모 또한 일부러 그렇게 한 듯 깔끔하고 단정했다.

서울 신림동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크게 다치게 한 범인 33살 조선은 체포된 뒤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범행동기에 대해서도 횡설수설하는 등 전형적인 ‘싸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림동 사건 2주 뒤에 발생한 경기 분당 서현역 묻지마칼부림 사건의 범인 최원종도 마찬가지였다.

67살 전직 공무원 김모씨는 행동의 결과를 놓고 보면 ‘외로운 늑대’에 해당될지는 모르지만, 신림동과 분당의 싸이코패스형 흉기난동범과는 매우 다른 ‘멀쩡한 사람’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신의 범행경위를 적은 글을 ‘변명문’이라고 표현한 대목에서 그런 점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입장문’, 거창하게 ‘성명서’라고 까지도 할 수 있는 것을 변명문이라고 한 것이다.

영화 서울의 봄으로 만고의 역적이 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10·26이 터지자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으로서 박정희 대통령 시해범 김재규에게 강신옥이라는 1970년대 유명한 인권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주었다.

그 어떤 변호사도 김재규의 변호를 맡으려고 하지않자, 전두환 합수부가 반강제로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것이다. 그냥, 아무 변호사라도 붙여주기만 하면 될 것을 강신옥라는, 그것도 유명한 인권변호사를 고른 것이다. 강신옥 변호사가 없었다면 김재규의 유명한 최후진술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가 3만명이 넘어서 먹고 살기 힘드니까 변호사를 줄여야 한다고 아우성이지만, 현재 67살 전직 공무원 김모씨는 변호사의 그 어떤 조력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의 변명문은 이재명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로서 그의 행동을 변명하는 중요한 방어수단일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그 내용을 궁금해하고 있다. 김씨의 변명문이 빨리 공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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