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 및 감찰무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최근 행보가 이상하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 개혁 진영의 압승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임기를 줄이는 개헌을 추진, 12월에 새 대통령을 선출하자는 주장을 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형법을 강의했다. 그 자질을 의심케하는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조 전 장관의 제자로 알려진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갑 당협위원장은 조 전 장관을 향해 “왜 이렇게까지 타락했느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2월 8일 2심 선고를 앞둔 조 전 장관이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브리핑에서 대통령 개헌안 전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8.3.20.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캡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브리핑에서 대통령 개헌안 전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8.3.20.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캡처]

더욱이 조 전 장관은 2018년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으로 새 헌법 초안 작성을 주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개헌안을 만들어 국회에 발의했지만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표결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폐기됐다.

따라서 헌법 개헌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비상식적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전 장관이 법률적으로 틀린 주장을 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국 주장 1= 진보진영이 200석 확보해서 대통령 탄핵해도, 보수화된 헌재에서 탄핵안 기각돼

조 전 장관은 지난 27일 오마이TV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진보진영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범(汎)민주진영이 힘을 다 합해서 이룰 수 있는 건 200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전체 의석 300석 중 200석 확보를 전제로 하면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대통령 탄핵 발의와 개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개헌과 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발의하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다만 조 전 장관은 “200석이 있다고 하더라도 (윤 대통령) 탄핵은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탄핵 결정을 헌법재판소가 하는데, 헌재의 구성이 보수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주장 2= 200석 확보해서 현직 대통령 임기 단축하는 부칙 넣은 개헌하면, 사실상 탄핵 가능

대신에 조 전 장관은 200석이 있다고 전제한다면, 개헌을 통해 탄핵 없이 윤 대통령의 임기를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임기를 현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면서 ‘현 대통령의 임기를 언제까지 한다’는 부칙조항을 넣을 수 있다는 게 조 전 장관의 주장이다. 이같은 방법을 통해 사실상 탄핵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사진=연합뉴스TV 캡처]

하지만 개헌을 통해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통령의 임기를 끝내려면 탄핵 외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조국의 로스쿨 제자 류제화, “조국 교수는 헌법 조항도 모르나...개헌해도 현직 대통령 임기는 못 줄여”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는 개헌 추진으로 내년에 새 대통령을 선출하자는 조 전 장관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갑 당협위원장이 “왜 이렇게까지 타락했느냐”고 쏘아붙였다.

조 전 장관의 서울대 로스쿨 교수 시절 제자로 알려진 류 당협위원장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 전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대체 무엇이 형법학자 조국 교수의 눈과 귀를 그리도 멀게 한 것이냐”며 이처럼 비판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사진=페이스북 캡처]

‘대통령의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개정 제안 당시 대통령에 대해 효력이 없다’는 헌법 제128조 제2항이 명백히 존재하는데, 현직 대통령 임기를 단축할 헌법적 근거가 도대체 어디 있냐는 지적이다. 조 전 장관이 현존하는 헌법 조항조차 제대로 모른 채 개헌을 운운하고 있다는 사실을 따진 것으로 보인다.

류 당협위원장은 “5년 단임제를 정하고 있는 헌법 제70조를 4년 중임제로 바꾸면서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부칙을 만들면 사실상 탄핵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법기술자적인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거냐”며 “그런 위헌적이고 초헌법적인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거냐”고 따졌다.

2019년 ‘조국 사태’ 후에도 ‘형법학자 조국’이라는 정체성을 ‘조국 법무부 장관’과 분리해 과거 가르침을 되새기려 애썼다는 것이 제자인 류 당협위원장의 인간적인 고백으로 보인다. 하지만 류 당협위원장은 이제 그만두겠다며, ‘형법학자 조국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접겠다’는 말을 조 전 장관에게 남겼다.

정혁진 변호사, “1심서 징역 2년형 선고받은 조국, 2심 선고 앞두고 심리불안인 듯”

조 전 장관의 이같은 억지 주장에 대해 정혁진 변호사는 29일 유튜브 어벤저스 전략회의에서 “조 전 장관의 발언은 진짜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나름 이해가 된다”라고 평가했다. “내년 2월 8일 2심 선고를 앞두고 하루하루가 지옥일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의 심경을 추정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번 1심 선고에서 조 전 장관이 징역 2년형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그 이상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다 법정구속 가능성까지 있다고 예측했다. 따라서 심리 상태가 무척 불안한 상태에서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을 향해 ‘조작가’라고 비난했다.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펴낸 작가가 아니라, 조작을 일삼는 조작가라는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은 지금 개헌을 운운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말할 계제가 아니다”면서 “당장 2월 8일이면 감옥에 갈 수밖에 없는 사정에 놓여 있는데, 어떻게 하면 ‘슬기로운 감옥생활’을 할 수 있을지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전 장관의 이런 발언을 두고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조 전 장관이 아주 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렇게 센 발언을 하면 또 지지자들이 확 붙으니 그걸로 책을 팔아서 본인 살림도 하고 변호사비도 내는 것”이라고 ‘치졸한 좌파 비즈니스의 일환’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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