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제보 李엔 보고안해"
"도덕적문제 남탓은 적반하장"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연대와 공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하고 있다. 남 전 민정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연대와 공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하고 있다. 남 전 민정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남 전 민정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이낙연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대장동 의혹 제보자라고 공개했다.

남 전 민정실장은 "2년4개월 동안 대장동 의혹이 우리 민주당과 진보진영에 분열로 작용해서 제가 언젠간 털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의혹을 처음 보도한)박종명 기자가 지난주 최측근이 제보했다고 말해서 제가 이낙연 전 대표께 (이걸) 털고 나가야 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했다고 남 전 민정실장은 전했다.

박 기자는 최근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면서 보도 경위에 대해 "이낙연 당시 후보의 최측근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라고 했다.

남 전 민정실장은 이날 "2021년 7월 초순 대장동 원주민 한 분이 찾아와 대장동 비리 의혹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당시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으로 사실관계를 알아봤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제보와 수집 자료를 2주간 분석한 결과 김만배 씨의 역할이 드러났다"며 "성균관대 출신 법조 인맥은 상상을 초월했고 조성 원가 횡령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남 전 민정실장은 조사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와 오랜 관계를 맺은 성남시 관련 인사들의 증언을 비롯 시민운동가와 지역언론인이 많은 증언을 했지만 한결같이 '이재명에 반대하면 보복을 당할 수 있으니 익명으로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말도 했다. 

다만 관련 분석 내용이나 언론 제보 사실에 대해선 이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그는 "캠프에 문제제기를 해봤자 '이 전 대표가 네거티브를 한다'고 진실은 묻힌 채 역공의 빌미를 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낙연 전 대표에게 보고를 안 하고 언론에 제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당시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중이었고, 이 전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대장동 의혹 공세를 편 바 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대장동 공세를 폈던 이 전 대표에 대선 패배 책임을 돌리는 점도 비판했다.

그는 "대장동은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악순환 굴레"라며 "일부 지식인과 언론인들은 이 전 대표에 사과를 요구하고,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 등은 '검찰이 이재명 제거를 위해 만든 조작 사건'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제보자라고 밝힌 것은 정치가 부정부패와 함께할 수 없다는 양심의 발로"라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진실을 뒤집어도 좋다는 비양심적인 말이 난무하고, 지금도 적반하장 논리로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음모로 분열과 증오를 키운다"고 강조했다.

남 전 민정실장은 "범죄 행위가 대선 패배 원인이 됐을지언정 범죄를 제보한 사람이 대선 패배 원인을 제공했다는 건 왜곡된 논리"라고 꼬집었다.

또 이 대표를 향해선 "대장동을 비롯해 성남시장 시절의 여러 의혹에 대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며 "진실 앞에 당당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이같은 제보 경위 공개가 '민주당과 완전 결별 선언인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진실만이 힘이고 당의 전통이라는 점을 당이 잘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지, 당과 헤어질 결심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남 전 민전실장은 이 전 대표가 국무총리를 지낼 당시 총리실 민정실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연대와공생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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