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요대 교수 "억센 김정은이 9월에 나서려는 2가지 계획"…'9월설' 日서 회자돼
"北 '건국70주년' 자축 행사 대규모화, 시진핑·푸틴에 文까지 초청할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韓, 文 대통령으로서 처음 초대 응한다면 '통일 부정'하게 돼"
'9월 하순 유엔총회 김정은 참석 연설' 가능성도 제기…"화려한 국제사회 데뷔"
"北은 유엔제재 받는 '테러지원국'이나…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강제 실현할수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일명 '9월설(說)'이 일본 언론계에서 3일부터 회자되고 있다. 김정은이 올 9월 굵직한 북한 안팎의 행사를 이용해 한국과 국제사회을 대북 유화기조로 유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아직은 추측 단계에 머물러 있다.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 인터넷판을 비롯해, 일본 다수의 인터넷 매체들은 3일 정치·국제관계 연구활동을 펼쳐온 야쿠시지 카츠유키 도요(東洋)대학 미디어소통학과 교수의 "억센 김정은이 9월에 나서려는 2가지 계획"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소개했다. 부제는 "민주주의의 약점을 파고드는 북한의 다음 수"다.

논설에 따르면 9월설의 한줄기는 김정은이 북한의 자체 '건국기념일'격인 9.9절 행사에 옛 공산진영 국가 수반들뿐 아니라, 북한을 헌법상 국가로 불인정하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른바 '평화 무드'를 한층 고조시키고 자연히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게끔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

야쿠시지 교수는 "9월9일은 북한 건국기념일"이라고 소개하면서 "북한은 매년 이날에 군사 퍼레이드 등 어떤 기념 행사를 갖고 있으며 2016년에는 (제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짚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의 자칭) 건국70주년에 해당하므로 행사가 대규모화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그리고 기념행사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초대할뿐 아니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부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7월3일자 일본 '도요게이자이' 인터넷판 홈페이지 기사 캡처
7월3일자 일본 '도요게이자이' 인터넷판 홈페이지 기사 캡처

그는 "문 대통령은 남북간 긴장을 단숨에 완화해 남북 '융화'(화목하게 어울림)로 향하는 움직임을 가속했으며, 북한 측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올 8월20일부터는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실시될 예정"이라며 "그런 융화 무드가 고조되는 중 '건국기념일'을 맞는 탓에, 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초대에 응해 참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금까지 스스로를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로 주장했고 북한도 국가로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9.9절 행사에 참석한다는 건 북한을 국가로서 인정하는 것이 됨과 동시에 남북통일이라는 목표를 부정하는 것으로 될 수밖에 없는 만큼 한국의 커다란 정책전환이 된다"고 지적했다.

야쿠시지 교수는 "한국 내에서도 이론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현실은 녹록지 않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남북 긴장완화와 융화 무드를 고조시켜온 것을 미루어 "가능성이 '제로'라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9월설의 또다른 한줄기는, '9월 하순으로 예정된 유엔총회'에 김정은이 참석해 국제무대 데뷔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일 정부 관계자 사이에서 이 유엔총회에 김정은이 참석해 일반토론연설을 하는 것은 아니냐고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이 연설로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 등 미북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은 합의를 다시금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다는 것.

야쿠시지 교수는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려면 미국이 김정은의 뉴욕 방문을 허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뉴욕에 방문, 체류하면서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두번째의 회담을 갖게 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김정은이 비핵화 연설과 두번째의 미북정상회담을 실현한다면 미국 국내에 TV 방송 등으로 크게 보도될 것이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화려한 정치퍼포먼스가 된다"며 "그건 올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세 견인에) 큰 탄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내에서 김정은의 뉴욕 방문에 대해서는 강한 이견이 제시되는 게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최고조를 받고 있는데다, 미국이 직접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북정상회담에서 합의했으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폐기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대응을 드러내고 있지 않아, 이런 상황에서 유엔연설의 기회를 주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야쿠시지 교수는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늘 그렇듯 눈앞의 실리를 우선한다면 강제로 실현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추가로 이어진 논설에서 야쿠시지 교수는 오랜 경험지식을 축적한 북한 외교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 쪽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는 항상 국민의 지지율에 신경을 쓰면서 정치를 한다'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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