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히딩크 세레모니, 장예찬의 ‘한동훈 히딩크론’, 친윤 후보 히딩크 자처

 

지난 12일 경기도 포천 가평의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한 권신일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이 ‘포천 가평의 히딩크’임을 자처했다.

권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에 이름을 올린 친윤계 인사다. 대선 캠프에서는 후보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동선 및 메시지 생산에도 관여해 김 여사와의 친분도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포천 가평을 지역구로 삼은 것은 이곳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가족 친지들이 살고있다는 연고와 더불어 코레일 계열사의 대표를 지낸 경력과도 무관치 않다고 한다.

포천은 일제 강점기 때 부설된 경원선 철도가 동두천 연천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철도에 대한 염원, 수요가 높은 곳이다. 최근 10여년간 포천에서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후보들 마다 ‘지하철 7호선 연장’이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권 예비후보 또한 "K-방산 산업단지 조성, K-관광 거점 도시 육성, K-푸드 수도 계획, K-POP 밸리 및 미영(美英)연방 관광안보공원 조성 등을 바탕으로 포천·가평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면서 "오는 2027년 완공 예정인 KTX 속초 노선과 연계해 가평과 포천에 KTX·GTX를 끌어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은 벌써 20년이 지난 일이다. 그런데도 왜 이 시점에서 히딩크 감독이 다시 소환되고 있는 것일까?

지난주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만찬에서 네델란드 출신인 히딩크 감독을 초청해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2002년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월드컵 4강 신화의 중심에는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계십니다. 어디 계십니까? 히딩크 감독님!"이라고 외쳤다. 이어 “한국 축구선수들의 유럽 진출 부흥기를 선도한 우리 박지성 선수의 유럽 커리어의 시작과 끝은 바로 네덜란드 리그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때 윤석열 후보는 히딩크 감독이 한일 월드컵때 보여준 ‘어퍼컷 세레모니’를 대표적인 이벤트로 삼아 인기를 끌었다. 윤석열 후보의 히딩크 세레모니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긴급히 태권도의 격파 이벤트를 만들어 활용했다.

히딩크 감독은 현재 정국의 최대 이슈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인선문제를 둘러싸고 다시한번 소환됐다.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지금 위기의 여당에게 필요한 것은 여의도 문법이나 정치 경험이 아니다”라며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축구를 잘 모른다’ ‘환경과 문화가 달라서 안된다’ 등 온갖 비판이 따랐지만 결국에는 4강 신화를 이룩해냈다. 정치도 마찬가지 아닐까”라는 글을 적었다.

장 최고위원의 이같은 글은 앞서 있었던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자는 다수 의원들의 의견에 일부 의원들이 반대 내지 신중론을 펼친 것에 대한 반론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순방에 정부 인사가 아닌 그를 데리고 갈 정도로, 지난 대선 때부터 장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당 안팎에서 “ ‘윤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최근 국민의힘은 연일 총선에 출마할 정치신인을 소개하는 인재영입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현역 의원이 전무하다 시피한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출마할 사람들이다.

정치신인들이 지역구에 투입됐을 때,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것이 “우리 지역의 문제와 정치에 대해 뭘 안다고...”라는 식의 시큰둥한 반응이다. 장예찬 최고위원이 그랬던 것처럼, 이런 식의 지적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히딩크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대 보여준 히딩크 세레머니가 이번 총선에서 친윤계 후보들의 상징, ‘콜사인’으로 사용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