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비핵화 협상을 위한 방북을 앞두고 북한이 위장 비핵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가 연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최근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이 6.12 싱가포르 미북회담 중에도 함흥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의 대규모 확장 공사를 완성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연구소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던 지난해 8월 김정은이 방문해 탄도미사일용 엔진의 생산을 독려한 곳이다.

WSJ에 따르면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산하 비확산연구센터는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미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에도 북한이 함흥 연구소의 외부 공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센터 측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새 건물이 생겼다며 대부분의 공사가 5~6월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SJ는 “최신 위성사진을 분석한 조사관들은 북한이 심지어 미국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라고 압박을 가하는 중에도 주요 미사일 제조 공장에 대한 중요한 확장을 완성해나가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함흥 연구소는 고체연료 추진 탄도 미사일뿐만 아니라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체를 만드는 곳이다.

고체연료 엔진은 아시아에 있는 미군 설비를 경고 없이 핵무기로 타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이 주목하고 있는 소재다. 액체연료 엔진보다 연료 주입시간이 짧고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북한이 2016~2017년 시험발사한 SLBM ‘북극성-1형’과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에 탑재됐다. 북극성 시리즈를 포함해 북한이 보유한 고체연료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약 1300km로 일본과 한국에 주둔한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미 본토의 모든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8000마일 비행 능력을 가진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해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이 대기권 안으로 재진입할 때도 연소되지 않는 핵탄두 재진입 유도체를 완성했는지 아닌지에 대해 견해가 나뉘고 있다. 함흥 연구소는 특히 핵탄두 재진입 유도체의 가장 끝부분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사진을 판독한 데이비드 쉬멀러 연구원은 “김정은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했다.

비확산연구센터는 북한이 이밖에도 인근에 미사일 생산시설 두 곳을 더 가동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쉬멀러 연구원은 “위성사진들은 한 개의 시설에 새로운 진입도로가 건설됐으며 근처의 다른 핵시설에서 확장을 위한 해체 작업이 완성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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