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피의자 조사…뇌물·정치자금법 위반 등
"특수부와 맞설 것"
"검찰과 독재는 두려움을 먹고 자라
…쫄지 말자" 강조
검찰 '하나회'에 비유…
"암세포처럼 국가기관 장악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60) 전 대표가 8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날 오전 송 전 대표를 정당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날 오전 8시25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한 송 전 대표는 포토라인에서 준비한 약 5쪽 가량의 입장문을 읊었다.

송 전 대표는 "일부 정치화된 특수부 검사와 맞서 싸우겠다"며 "검찰과 독재는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 쫄지 맙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검찰은 정치적 기획수사를 해오고 있다"며 "저에 대한 증거 조작이 제대로 안 되니 제 주변 사람 100여명을 압수수색·소환해 별건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없다"며 "검사 앞에 가서 아무리 억울한 점을 해명해 보아야 실효성이 없고 판사 앞에 가서 하겠다"며 묵비권 행사를 예고했다.

또 "윤석열 정권이 입만 열면 강조하던 공정과 상식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했다. 

이와관련 "대통령의 부인과 장모·처남, 법무부 장관과 처남, 이정섭 검사와 처남 등의 범죄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안 하는 정도가 아니라, 검찰이 갑자기 대통령 가족 로펌 변호사가 되어 증거를 인멸하고, 경찰의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고 은폐하고 축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특수부 검찰이 고려 무신정권 사노비처럼 대통령 일가의 비리를 방어하는 경호부대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을 과거 육군 내 비밀 사조직인 '하나회'에 빚대기도 했다. 그는 "암세포처럼 국가기관을 장악한 검찰 하나회가 민주공화국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돈 봉투' 의혹은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박용수 전 보좌관 등과 공모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5월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현역의원 약 20명 등 선거 관계자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한다.

2020년 1월∼2021년 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3억500만원을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 계좌를 통해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 중 4000만원이 송 전 대표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 처리시설 신·증설 추진과 관련해 인허가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과 함께 받은 뇌물이라고 본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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