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벌어진 두 건의 사건 사고에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다. 집으로 귀가하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추돌사고 소식과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과 관련해 압수수색 대상이었던 세탁소 주인 A씨의 실종 소식이 그것이다.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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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건 모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관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낳고 있다. 그동안 이 대표와 관련된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사망한 사건들에 대한 아픈 기억들을 갖고 있는 탓이다.

이재명 대표와 연관된 2명의 사건 사고 소식...5건의 사망사고 떠올리게 만들어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30분쯤 경기 의왕시 부곡동 봉담과천도시고속화도로 봉담방향 도로에서 유 전 본부장이 탑승한 SM5 승용차가 뒤따르던 5톤 화물트럭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이 확보한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1차선을 주행하던 트럭이 먼저 2차로에 진입했고, 간발의 차이로 SM5가 같은 차선에 들어오면서 트럭의 측면과 부딪혔다. 대리기사가 몰던 SM5는 180도가량 회전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멈춰섰다. 유 전 본부장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사고 후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또 5일 오후 수원시 매산동에 있는 한 세탁소 주인인 60대 A씨가 실종됐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A씨의 딸로, A씨는 실종 전 휴대전화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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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CC(폐쇄회로)TV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서 4시간여 만에 전북 익산시 한 모텔에서 A씨를 발견했다. A씨의 세탁소가 4일 검찰의 이 대표 법인카드 유용 묵인 의혹 관련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지만, A씨는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쪽지에도 수사 관련 내용은 없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A씨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상태로 알려진다.

5일 발생한 2건의 사고에 대해 민주당은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 격”이라는 심정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주변 인물이 사망한 사례는 모두 5건에 달한다. 특히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만도 2명이 사망했다. 다수 국민이 석연치 않은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1년 사망사고= 대장동 사업 핵심 유한기, 대장동 참고인 김문기 등 극단적 선택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2021년 12월 10일 경기도 고양시의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는 가족들의 반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로 알려졌으며, 화천대유로부터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다음날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처장은 2021년 12월 21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이 자살한 11일 뒤에 자살해, 사회적 파장이 컸다. 김 전 처장은 검찰로부터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 이유와 사업협약에서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삭제한 경위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재명 대표는 2022년 9월 선거법 상 당선 목적으로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공직선거법 재판을 받고 있다.

2022년 사망사고=이병철씨는 ‘대동맥파열로 인한 병사’, 법카 유용 관련 김모씨는 자택에서 사망

이 대표와 관련해 사망한 세번째 인물로는 이병철 씨가 꼽힌다. 2022년 1월 11일 사망한 이씨의 부검 결과, 사인은 자살이나 타살이 아닌 ‘대동맥파열로 인한 병사’로 밝혀졌다. 이씨는 이 대표와 관련해 변호사비 대납의혹을 제기한 인물로, 이 대표가 민주화 운동을 한 전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반이재명 활동을 했다. 이 대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하지만, 유한기 전 본부장과 김문기 전 처장에 연이은 사망 소식으로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이 대표의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던 40대 김모씨가 이 대표와 관련돼 사망한 네번째 인물로 꼽힌다. 김씨는 2022년 7월 26일 김혜경씨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던 중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김씨는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의 동거남으로 알려졌으며, 배씨가 법인카드 바꿔치기에 사용된 개인카드 명의자 중의 한명에 해당돼 주목됐다.

뿐만 아니라 경기경제과학진흥원의 비상임이사를 역임해, 이 대표와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2023년 사망사고= 이재명 경기지사의 첫 비서실장 전형수씨 자택에서 사망

마지막으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첫 비서실장을 지냈던 전형수 씨의 죽음이 꼽힌다. 전씨는 2023년 3월 9일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는 기간 비서실장과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낸 측근이다. GH가 이 대표의 옆집을 임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을 당시 전씨가 해당 합숙소의 운영과 관리를 총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2019년 이 대표의 비서실장 신분으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간 인물이다.

유족들의 반대로 전씨의 유서 전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지요'라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유족들이 이 대표의 조문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로, 유족들은 이 대표에게 반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 김문기에 대해 “몰랐다”고 해명 VS. 김문기 아들, “8년 동안 충성했던 아버지 죽음에 조문하지 않아”

이처럼 이 대표와 직‧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인물 5명이 연이어 유명을 달리하자, 이 죽음이 과연 우연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죽음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대표는 “어쨌든 안타깝게 생각한다. 명복을 빈다”는 짧은 대답만 내놓는 선에 그쳤다.

고 김문기 처장의 아들은 2022년 2월 23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를 향해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어떠한 조문이나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마주 앉아 식사하는 사진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 8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해 "행사에서 보거나 밥을 같이 먹었다고 하더라도 기억이 안 나 안면인식장애라고 비난받기도 한다"는 발언으로 안면인식장애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이 대표는 고 김문기 처장을 모른다며 ‘안면인식장애’라는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이 대표는 고 김문기 처장을 모른다며 ‘안면인식장애’라는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교통사고 난 유동규의 증언으로 김용은 법정 구속되고 이재명 사법리스크 심화

특히 유동규 전 본부장의 교통사고 소식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데는 ‘유 전 본부장의 법정 증언이 신빙성을 인정받은 직후’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의 증언을 토대로 김 전 부원장에게 5년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유 전 본부장의 증언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한 지난 5일은 정진상 전 정무실장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 측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충돌이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의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특히 해당 재판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공동 피고인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정 전 실장에게 적용된 혐의 중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한 부분을 심리해, 이 대표의 변론은 분리했다.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 측이 충돌한 대목은 대장동 수사의 단초가 된 ‘정영학 녹취록’을 정영학 회계사가 중앙지검에 가지고 간 날짜와 관련된 부분이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기억과 실제 녹취록이 제출된 날짜에 2일 간의 차이를 지적하며, 유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하고 통화한 날은 (2021년 9월) 28일로 기억했고, 정진상의 정보력이 상당히 강했다"며 정 전 실장이 해당 사실을 알려준 날과 정 회계사가 검찰에 출석한 날(2021년 9월 26일)이 같은 날인 줄 알고 착각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지난달 30일 김용 재판부는 ‘유동규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했고, ‘정영학 녹취록’의 내용을 상당 부분 사실로 인정한 바 있다. 김 전 부원장이 1억원을 든 쇼핑백을 외투 안에 넣어가지고 나갔다는 점, 김 전 부원장과 얘기하는 도중 다리에 모기 많이 물렸다는 점, 김 전 부원장의 차에 돈을 넣는데 실내가 지저분했다는 점 등 디테일한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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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정 전 실장의 재판에서도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발생한 교통사고이기 때문에, ‘고의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대변인, “너무 무섭다”

이에 대해 박정하 국민의힘 대변인은 6일 채널A에 출연해 “솔직히 말해서 고의로 사고가 안 났으면 하는 마음인데, 너무 무섭다”며 “솔직히 영화 ‘아수라’의 세상인 것 같아서, 여기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해 좀 안 좋은 말을 하는 것도 두려울 정도”라는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는 세탁소까지 압수수색을 하느냐고 하지만, 법인카드 가지고 샴푸 사 쓰고, 세탁소 가서 세탁물 맡길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냐?”며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까지 거론했다. 박 대변인은 연이어 “이낙연 전 대표도 도덕성에 관한 한 최소한 국민 평균은 됐으면 좋겠다는 비판을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대표 법인카드와 관련된 세탁소 주인의 실종은 익산에서 생존이 확인됨에 따라 단순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전 국민이 그의 생사를 염려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 대표를 둘러싼 어두운 그림자의 실체를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유 전 본부장의 교통사고도 경찰 수사를 통해 전모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유 전 본부장의 안위를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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