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포스트 "우크라에 넘어간 韓포탄, 全유럽의 지원량 상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러 관계 개선은 한국 정부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며 러시아는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한국산 포탄량이 모든 유럽 국가의 공급량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고 보도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21개국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러시아와 한국의 협력이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 궤도로 복귀할지는 한국에 달려 있다"며 "러시아는 이를 위한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이도훈 신임 주러시아 한국대사는 푸틴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신임장 제정이란 파견국의 국가 원수가 신임 대사에게 수여한 신임장을 주재국 국가 원수에게 전달하는 절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서 "안타깝게도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양국 관계는 건설적인 방식으로 발전했고 특히 경제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됐다"며 "우리는 한반도 상황의 정치적, 외교적 해결을 위해 함께 일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영국, 독일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대러 제재에 나서며 '비우호국'으로 지정된 국가를 포함해 총 21개 국가 대사의 신임장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영국과 독일 대사에게 각각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상황이 더 좋게 변화하기를 바란다", "협력 중단은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평등, 상호이익, 존중 원칙에 따른 관계 구축은 양국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중요하다" 등의 발언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에 대해선 "군사 블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200년의 정책을 거부한 것은 의문"이라며 "현재 양국 상황은 양국과 지역, 유럽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한국산 155mm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간접 지원된 과정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한국을 설득할 경우 41일 안에 공중과 해상으로 155mm 탄약 약 33만 발을 이송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한국 측과 교섭에 나섰고 한국 정부는 '간접 지원일 경우' 수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의에 응했다. WP는 "결과적으로 한국은 모든 유럽 국가의 공급량을 합산한 것보다 더 많은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나라가 됐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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