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독자 정찰위성 발사 성공
해상도 0.3m 추정..…지상 30㎝ 물체도 식별
"북한군 장갑차 넘버링도 식별 가능"
전문가 "北 만리경 1호는 소형이라 
...고화질 촬영 애초에 어려워"
4.25사업에 의해 위성 5기 확보해도
'2시간 공백' 메우는 초소형 위성 개발중

다목적 실용 광학위성인 아리랑3호. 정찰위성 성격을 겸하고 있으며 해상도는 70cm급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목적 실용 광학위성인 아리랑3호. 정찰위성 성격을 겸하고 있으며 해상도는 70cm급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하고 발사 대기 중인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 [국방부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하고 발사 대기 중인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 [국방부 제공]

한국의 첫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2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에 성공하며 남북의 군이 모두 위성궤도에서 정찰위성을 운행하는 '우주전쟁'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우리 군은 앞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 올려 2025년까지 모두 5기를 전력화할 예정인데 북한 역시 지난달 21일 발사한 '만리경 1호'에 이어 추가 발사 의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이번 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의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킬체인'(Kill Chain) 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킬체인이란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이를 무력화하는 선제타격체계를 말한다. 

그러나 앞서 만리경 1호를 위성궤도에 올려놓은 북한 역시 연일 한미 주요 군사시설 촬영에 성공했다며 대내외에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막상 촬영물은 공개하지 않아 정밀한 성능 판단을 어렵게하고 있다. 그러나 누적된 광학기술을 고려하면 남북 간 해상도는 수십 배 이상 차이 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카메라를 장착한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기는 해상도는 0.3m급으로 400∼600㎞ 고도에서 30㎝ 미만 크기의 물체도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3m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정찰위성 1호기의 해상도와 관련해 "우리나라 정찰위성의 성능을 세계 5위 이내로 보고 있다"며 "다목적실용위성 3A호(아리랑 3A호) 해상도보다 3.4배가량 정밀하다"고 설명했다.

아리랑 3A호는 2015년 러시아 드네프르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 국산위성으로 지상의 사람을 인식할 수 잇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해상도 0.3m급이면 영화처럼 사람의 표정이나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할 정도는 아니지만,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면 동선이 파악되고 거리를 달리는 교통수단이 승용차, 트럭, 버스 식별은 물론 정갑차 넘버링 까지 파악할 수 있는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핵·미사일·장사정포 기지, 이동식발사대(TEL) 등 고정 및 이동표적도 실시간 탐지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이 5월과 8월 잇따라 실패한 데 이어 지난달 세 번째 발사한 위성 만리경 1호는 길이 1.3m, 무게 300㎏으로 해상도는 1∼5m 내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린 것으로 파악되나 해상도가 1m 이상인 위성으로는 원하는 목표물이나 목표지역에 대한 뚜렷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북한 정찰위성의 해상도를 3m급으로 가정했을 때 해상도를 길이로만 따지면 10배(북한 3m·한국 0.3m)지만, 이를 넓이로 적용할 때는 제곱이 되기 때문에 100배 차이가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에따라 전문가들 사이에는 "북 정찰위성이 초등학생이라면 우리 정찰위성은 대학생"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의 만리경 1호는 고품질의 위성 사진을 확보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 기술 수준과 발사체의 성능을 고려할 때 위성의 크기가 위성사진의 해상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 ‘만리경 1호’는 크기가 작은 소형 위성으로 제작돼 해상도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미국에 의존않는 독자적인 군 위성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총 1조2214억원 규모의 군 정찰위성 사업인 425사업을 지난 2015년 시작했다. 

이에따라 내년 4월부터 2025년까지 영상 레이더(SAR)를 장착한 정찰위성 4기를 추가발사, 총 5기의 국산 정찰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찰위성 5기를 모두 확보하면 북한을 2시간 단위로 감시, 정찰할 수 있다. 

그러나 군에서는 '2시간' 사이의 '사각시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초소형 정찰위성 개발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이면 북한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가 시속 20~30㎞의 비교적 느린 속력으로 이동할 경우에도 40~60㎞가량이나 움직일 수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19년 말부터 경제성 및 기동성이 우수한 초소형 영상레이더(SAR) 위성군 체계 개발의 지상시험용 모델을 개발 중이다.

개발중인 초소형 위성은 무게 66kg 이하로, 해상도는 1m급으로 알려졌다.  주·야간, 악천후와 관계없이 고도 510km 궤도에서 지상에 있는 1m 크기의 물체까지 고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초소형 위성은 대형 정찰위성에 비해 가격이 20~30분의 1에 불과하고 30여기를 띄울 경우 사각 시간을 30분 정도로 줄일 수 있다.

국방부는 "안보 영역이 우주로 확장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고자 국방우주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월등한 대북 우위의 우주기반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을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역시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할 움직임 보이고 있어 남북 우주경쟁이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리경 1호 발사 다음날인 지난달 22일 "정찰위성들을 더 많이 발사해 궤도에 배치하고 통합적, 실용적으로 운용해 공화국 무력 앞에 적에 대한 가치있는 실시간 정보를 풍부히 제공하고 대응 태세를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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