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3시19분경 첫 정찰위성 발사
4시37분경 해외지상국과 최초 교신
운용시험평가 거쳐 내년 상반기 전력화
…"세계 5위 이내 성능"
2025년까지 정찰위성 5기 확보해 
북한 핵·미사일 도발 징후 감시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 현지시각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 현지시각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한국의 첫 정찰위성이 2일 새벽  미국 밴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돼 우주궤도에 안착하고, 발사 70여분만에 해외지상국과의 첫 교신에 성공했다. 

교신에 성공했다는 것은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 군사정찰위성 1호가 한국시각 2일 새벽 4시37분경 해외지상국과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Ⅹ의 발사체 '팰컨9'은 한국시간 2일 오전 3시 19분(현지시간 1일 오전 10시 19분)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기지에서 발사됐다.

팰컨9이 발사되고 2분 22초 후에 1단 추진체가 분리돼 떨어져 나갔고, 이어 약 20초 후에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됐다.

발사 14분 뒤인 3시 33분에는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정찰위성 1호기가 목표로 설정했던 우주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우주궤도에 안착한 정찰위성 1호기는 오전 4시 37분께 해외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상과의 교신은 팰컨9이 발사된 지 78분 만으로, 우리 군 정찰위성 1호기 발사의 성공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그동안 대북 위성 정보를 미국 정찰위성에 대부분 의존해왔던 한국은 자체적인 우주 정보감시정찰(ISR) 자산 마련에 성공했다. 

또 남북한이 잇따라 '정찰위성 1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서로를 겨냥한 감시·정찰 경쟁 공간이 우주로 확대됐다. 

국방부는 "정찰위성은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감시정찰 자산의 핵심 전력으로 도발징후 감시능력 증강을 통한 킬체인 역량 강화에 기여해 적을 압도하는 국방태세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적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대량응징보복(KMPR)을 더한 개념이다.

이어 "안보영역이 우주로 확장되고 있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우주력을 강화하고 국내 위성 개발 경험 축적을 통한 우주강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으로 위성 본체는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주관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위탁 개발했다. 

군 정찰위성사업. [국방과학연구소]
군 정찰위성사업. [국방과학연구소]

제작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가 맡았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하루 수차례 특정 지점을 방문해 감시,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촬영 영상의 해상도는 0.3m급으로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3m급인 북한 정찰위성에 비하면 월등한 성능을 갖추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상도와 EO·IR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정찰위성의 성능은 세계 5위 이내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찰위성 1호기는 앞으로 4∼6개월 동안의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전력화된다.

군 당국은 운용시험평가 기간 정찰위성의 구동 상태를 점검하고 위성이 촬영하는 영상의 초점을 맞추는 검보정 작업을 진행하며 촬영 영상의 품질도 평가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4 25사업'에 따라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올려 총 5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확보하는 5기의 정찰위성 중 1호기는 EO·IR 장비를 탑재하지만, 2∼5호기(총 4기)는 고성능 영상 레이더(Synthetic Aperture Radar·SAR·합성 개구 레이더)를 탑재한다.

프로젝트 명칭인 '425'는 정찰위성의 한 세트를 이루는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과 'EO 위성'을 비슷한 발음의 숫자로 표기한 것이다.

정찰위성 가운데 EO/IR 위성은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검출센서를 이용해 물체를 탐지하고 영상정보를 구현한다. 

EO의 경우 비교적 또렷한 영상을 얻어도 야간이나 악천후에는 운용이 제한된다.  열 감지가 가능한 IR은 군인들의 야시경처럼 밤 시간대에도 영상을 찍을 수 있다. 

군 당국이 내년부터 쏘아올릴 SAR 위성은 레이더에서 지상으로 전파를 쏴서 반사되는 신호를 모아 영상을 만든다. 기상조건과 밤낮에 관계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우리 군이 정찰위성 5기를 모두 확보하면 북한의 특정 지점을 2시간 단위로 감시, 정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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