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가 내년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신속한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현안회의를 열었다. 김기현 대표는 부산 엑스포 유치 불발에 대해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우리가 할 일은 낙심하고 계실 부산 시민을 위로하고 부산 발전을 끌어나갈 과제들을 책임 있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발 빠르게 민심 수습에 나선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북항 재개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을 '부산 발전 3대 과제'로 명명하고 신속한 이행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은 예정했던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차질 없이 계속 추진하겠다"며 "대규모 여객과 물류를 수송하는 복합 기능 공항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개최지였던 북항 인근 지역 주민들의 아쉬움이 더할 나위 없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진 중인 북항 재개발 사업이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 목소리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1단계 사업의 차질 없는 마무리는 물론이고 2단계 사업의 조기 착수와 3단계 치수 공간 및 신도심 개발 계획 역시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산업은행의 본점 소재지를 부산광역시로 변경하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게 지난해 1월인데, 2년 동안 국회에 계류돼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며 "반드시 연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민주당 설득에 더욱 힘을 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부산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 중심 도시로 도약시킬 수 있도록 민주당도 이제는 반대를 철회하고 법안 통과에 협조해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서병수 조경태 김도읍 이헌승 김미애 김희곤 박수영 안병길 이주환 전봉민 정동만 등 부산이 지역구인 의원들 대부분이 참석했다. 장제원 하태경 백종헌 의원은 사전에 불참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엑스포 유치 불발에 대한 일종의 '보상 성격'에 가까운 후속 조치 필요성도 거론됐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와 일정을 협의해 부산의 사업 현장을 방문점검하고 지역주민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이 '기존에 추진하는 사업 이외의 선물 보따리를 논의하고 있나'라는 묻자 박 수석대변인은 "여러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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