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범죄단체 결성하고 검찰·금융기관 사칭하는 수법
발신번호 변작해 328명 속여 150억 원 상당 이익 취득

범죄조직원들이 가덕도 인근 무인도(신자도)에 설치한 자가발전식 중계기.[부산경찰청 제공]
범죄조직원들이 가덕도 인근 무인도(신자도)에 설치한 자가발전식 중계기.[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은 부산경찰 강력범죄수사대가 중국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원과 중계기 일당 23명을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검거된 일당은 중국 현지(대련 등) 6개소에 체계를 갖춘 기업형 범죄단체를 결성하고 검찰·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150억 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콜센터 팀장 등 3(구속 3)을 중국에서 송환해 검거하고 국내 모텔 등지에서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운영한 일당 20(구속 13)을 검거했다.

중국 거점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원들은 국내에 설치된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통해 피해총 328명의 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사칭, 금융기관 사칭, 자녀 사칭 등 수법으로 재산을 편취다.

이들은 국내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 운영 일당과 공모해 타인 명의로 개통된 유심과 휴대전화기를 공급하고 고정형·이동형 중계소를 운영해 왔다.

특히 이번에 단속된 사건 중엔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부산 가덕도 인근 무인도(신자도)에 태양열 패널을 연결한 자가발전식 중계기를 설치하고 인근 어민을 공범으로 포섭해 감시·관리하는 방식으로 16개월 동안 범행을 이어온 사례도 밝혀졌다.

경찰은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강서구 일대 오피스텔·교각·컨테이너 등을 100여 차례 수색하고 해양경찰의 선박 등을 이용해 10여 차례 강서구 일대 무인도를 수색하는 등 1년 넘게 육상·해상을 추적했다.

범죄조직원들은 수상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등 경찰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경찰은 신자도 중앙 갈대밭 인근에서 중계기를 발견했고 관련 피의자까지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강수대는 특별단속을 통해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3명을 비롯해 중계기 운영자 20명을 검거했고 중계소 21개소 압수0수색 과정에서 대포폰 180, 대포 유심 1800, 중계기 35대 등을 압수해 향후 범행까지 차단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고액 아르바이트를 빙자해 원룸·모텔 등에 중계기를 설치하도록 하거나 차량 등에 싣고 다니면 범행에 가담시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금융기관은 계좌 개설 유도나 통장 및 카드를 보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이러한 연락을 받을 시 112로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4월 10일 경찰이 중계기를 찾기 위해 강서구 인근 섬을 수색하고 있다.[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4월 10일 경찰이 중계기를 찾기 위해 강서구 인근 섬을 수색하고 있다.[부산경찰청 제공]

부산=박명훈 기자 parkmh1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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