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 보도, “인민군 중장 공개처형 말 한마디로 단행...北형법 등 절차 완전 무시돼”
인민군 중장, ‘이제 로켓 만드느라 고생 안해도 된다’며 군‧가족에 곡식 배급
김정은 "우리는 이념적인 중독의 싹을 잘라야 한다" 격노하며 사형 명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위급 육군 장교를 처형하라고 지시했다고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가 28일 보도했다.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지난달 초 평양시 모란봉 구역에 위치한 4·25 문화회관 회의실에서 현주성 인민무력성 후방국 검열국장(인민군 중장)을 공개심판 후 평양시 순안구역에 위치한 강건 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공개처형을 집행했다"고 전했다. 인민무력성 청사 경비대 제2대대 1중대 9명이 90발의 권총 사격이 이루어졌다고 전해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주성은 지난 4월 10일 전시물자 종합 검열을 하던 도중 서해로켓발사 시험장 공급용 연유실태를 점검하면서 ‘이제는 허리띠를 조이며 로켓이나 핵무기를 만드느라 고생 안 해도 된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직권남용이자 당의 선군노선을 반대하는 이적행위적 발언으로 문제시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주성은 연유 1톤, 입쌀 580kg, 강냉이(옥수수) 750kg을 개인 결정으로 서해 해상사격장 군관과 가족에 배급을 풀도록 지시했는데, 이같은 당·군사·정권기관의 비밀을 엄수하지 못하고, 선물을 주는 식으로 선심을 쓰면서 당의 사상을 오도하는 행위로 여겨져 엄벌에 처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사형을 명령하며 격노했으며 "우리는 이념적인 중독의 싹을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데일리NK는 28일 이와 관련해 “이 같은 조치는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따라 단행된 것으로 북한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절차가 완전히 무시됐다고 한다”며 “법이 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재차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