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최경환, 신라젠 투자 의혹 보도한 MBC에 승소

친박계 좌장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중책을 여럿 맡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신라젠 투자 의혹을 보도한 MBC를 상대로 낸 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성지호)는 24일 오전 원고 최 전 부총리, 피고 MBC(문화방송)의 손해배상소송 선고 공판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0만원 및 이에 대해 지난 2019년 4월1일부터 2023년 11월24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로 계산한 돈을 지급한다"고 선고했다.

MBC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와의 지난 2020년 4월 서면 인터뷰 등을 통해 최 전 부총리의 신라젠 투자 의혹을 보도했다. 당시 MBC는 "이철 씨가 '2014년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5억원, 그의 주변 인물이 60억원을 신라젠에 투자했다는 말을 당시 신라젠 대표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민주당 인사들이 줄줄이 엮인 걸로 알려진 신라젠 관련 의혹을 보수진영 정치인들까지 연루된 걸로 '물타기'하려는 것 아니냔 비판을 받았다.

최 전 부총리 측은 "신라젠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며 즉각 반발했고, 이 전 대표와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 씨, MBC 관계자 등을 고소했다.

이 전 대표와 신라젠 관계자 등을 직접 조사한 검찰은 이 전 대표가 MBC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허위사실을 주장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MBC 관계자와 지 씨 등의 경우엔 '허위사실임을 알지 못했다' '허위사실을 말한 적은 없다'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불기소 처분했다.

최 전 부총리는 MBC 기자들도 기소해달라며 재정신청(불기소 결정에 불복한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법원에 공소여부 검토를 요청하는 절차)을 냈지만 대법원은 지난달 31일 최종 기각했다.

한편 최 전 부총리는 지난 22일 자신의 옛 지역구인 경북 경산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경산시장에 방문하는 등 내년 총선 출마 행보에 나섰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 추석 연휴에도 경산시 일대에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국민의힘 공천이 이뤄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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