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틱톡(Tic Tok) 더우인에 올라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영상들. (사진=더우인 캡처)
중국판 틱톡(Tic Tok) 더우인에 올라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영상들. (사진=더우인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근 단식 농성이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은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로 자신이 구속될 것을 막아보려는 일련의 정치 행위였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이 대표 관련 영상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를 막으려는 투사의 반정부 투쟁으로 이해하며 열렬한 호응을 나타냈다.

19일 중국판 틱톡 더우인(抖音)에서 이 대표의 이름 '리짜이밍'(李在明)으로 검색해보면 이 대표가 단식 투쟁하는 영상 수십여개가 뜬다. 지난 9월 단식 중이었던 이 대표의 모습을 담은 영상 하나에는 이날 기준 '좋아요' 192만개, 댓글 21만개가 달렸다. 50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은 영상도 여럿이다. 지난 9월 이후 더우인 등에 올라온 이 대표 관련 영상 중에는 '좋아요'가 10만 개 넘게 달린 영상이 13개나 된다. 이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공연 엔딩곡 '포에버 영'(Forever Young) 영상에 달린 '좋아요' 11만 개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중국 네티즌들은 댓글에서 "중국인으로서 그(이 대표)를 존경한다" "한국인들은 이런 사나이가 있다는 걸 기뻐해야 한다" "그는 전 세계의 영웅이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이 대표 이름을 제멋대로 해석하며 "李在明, 尹在暗(이재명은 밝은 곳에 있고, 윤석열은 어두운 곳에 있다)"는 구절도 지어올렸다.

중국에선 이 대표가 일본 원전 오염처리수의 해양 방류 반대를 위해 단식 투쟁까지 불사한 것으로 이해했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의 제1 야당 대표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단식에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중국 쓰촨성방송국은 SNS 공식계정에서 이 대표가 단식을 끝내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할 때까지의 최근 모습들을 담은 영상을 24개나 올렸다. 이 대표 관련 영상들은 더우인 뿐 아니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빌리빌리(bilibili·중국판 유튜브) 등 중국의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공유됐다. 

지난 8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이후 중국에선 반일 감정이 극에 달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이 중국 내 일본인들에게 "외출할 때 일본어를 큰 소리로 말하지 말고 언동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때마침 한국에서도 반일 감정이 일었고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무능과 폭주'라 비난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일본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와 수산물 소비 위축,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을 단식 이유로 들었다.

중국과 일본이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이 대표의 인기는 시들고 있다. 이 대표 관련 영상이 올라오는 게 예전만 못하고 영상 조회수나 '좋아요', 댓글 숫자 등도 그렇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년 만에 정상회담을 열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에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즉시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시 주석은 일본 정부가 꺼리는 '핵오염수'란 표현을 쓰며 '적절한 처리'를 요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과학적 분석과 사실에 기초한 냉정한 판단, 건설적인 태도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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