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단독으로 과반수 안되는 구도로 가는 흐름”

새누리당(붉은핵)과 민주당(파란색) 국민의당(녹색) 3당 체제가 만들어진 20대총선 개표결과
새누리당(붉은핵)과 민주당(파란색) 국민의당(녹색) 3당 체제가 만들어진 20대총선 개표결과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이 여야 모두 단독으로 과반의석, 150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일정 의석 이상의 제3당이 출현하는 2016년 20대 총선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의 지지율 저조에 따른 국정장악력 약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 상승, 여당의 이준석 전 대표와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의 움직임 등 최근 정국에 따른 예상이다.

역대 우리나라 총선은 양당대결과 다자대결 구도가 교차했고, 총선결과에도 큰 변수가 됐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양당 대결에서 여당이 18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둬 문재인 정권의 폭주가 가능한 의회환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2016년 16대 총선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모두 과반수에 못미치는 122석과 123석에 머무르고,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의 제3당인 국민의당이 38석을 차지함으로써 3당체제를 만들었다.

그 직전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민주통합당간 양당 대결이 벌어져 새누리당이 152석, 민주당이 127석을 차지했다.

역시 이명박 정부때인 2008년 18대총선에서는 여당인 한나라당과 제1야당 통합민주당외에도 이회창 총재의 자유선진당, 서청원 대표의 친박연대가 가세했지만 한나라당 단독으로 153석을 차지, 과반수를 넘었다. 민주당의 의석이 총선전 136석에서 81석으로 줄어들면서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도 18석과 14석을 가져갔다.

현 시점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의 목표는 과반수 의석인 150석 이상을 확보해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민주당 또한 180석 까지는 아니더라도, 150석 이상 과반수를 얻어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와 다음 대선에 유리한 정치환경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의 흐름상 22대 총선은 여야 모두 단독으로는 과반수 확보가 어렵고 제 3당이 일정 이상 의석을 차지하는 20대 총선 결과를 재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각각 40% 30%대를 밑돌면서 국정장악도가 떨어지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범여권 신당 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민주당의 비명계를 중심으로 신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등 국민의힘 비윤계가 신당을 만들 경우 2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나 신당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은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 지역 유권자들은 과거 자민련과 지유선진당 등 보수계열의 소수정당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반면, 최근 이원욱 조응천 김종민 윤영찬 등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이 만든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은 신당창당으로 이어질 경우 수도권 뿐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의 기반인 호남까지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역구에서 일정 이상 의석을 가져간 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을 제한하는 현행 선거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또한 일정 규모의 제3당 및 4당의 출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1대 총선에서는 당시 여당과 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편법으로 만들어 17석과 19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간 바 있다. 하지만 여론상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이같은 위성정당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과거와 같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아직 최종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이와관련, 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0명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에서 위성정당 난립을 막기 위한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 주류, 친명계가 비명계 신당의 출현을 막기위해 국민의힘과 같은 병립형 비례대표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이럽게 됐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입장을 바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단독 과반수가 불가능할 경우, 친명계 위주의 민주당 의석을 150석 이하로 줄여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사파 운동권 출신, 강경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친명계 보다는 원칙과 상식을 내건 비명계가 그나마 말이 통하는 상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바람을 지역구에서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는 자심감과 더불어 야권을 친명계 민주당과 비명계 민주당으로 갈라치기 하는 것이 단독 150석 과반 달성 다음의 차선책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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