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정치인들이 '원칙과 상식'이라는 모임을 새로 만들면서 공개적으로 첫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핵심 의원인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지향한다"며 "당의 무너진 원칙과 국민이 요구하는 상식의 정치를 세우겠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 비주류인 비명계가 독자행보에 나선 것이다. 일단 4명으로 출발했지만 향후 다른 비명계 의원들이 속속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이날 "윤석열 정권에게서 떠나온 민심이 민주당으로 모이지 않아 내년 총선도 '비호감 총선'으로 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실패하게 돼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에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 등 3개 방안을 12월 내로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표 개인의 사법 방어에 당을 동원하는 방탄 정당,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돈 봉투 사건, 코인 사건 등 당의 도덕성을 훼손한 사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따라 조사하고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강성 팬덤 정치와 과감하게 결별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친명 감별사'들이 벌이는 '친명 당선, 비명 낙선' 운동은 민주당을 박근혜 정권 때의 '진박 감별당' 수준으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을 위해 모임을 만든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어이가 없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총선 승리하자고 하는 게 (공천을 받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답이 됐느냐"고 일축했다.
당 안팎에선 오는 12월을 기점으로 당내 비주류인 비명계 정치인들이 탈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아직까진 너무 앞서나간 시나리오라며 부인했다. 4인 중 한 의원은 이날 "우리는 탈당까지 생각하는 그룹이 아니다. 우리 안의 개혁부터 하자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상민 의원과는 결이 다르다"고 했다. 애초 모임에 참여키로 했던 이 의원은 "나만의 길을 가겠다"며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친문(친문재인)계 홍영표·전해철 의원 등이 향후 이 모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