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통계조작 이어 사위 불법채용 수사 본격화와 맞물려 주목

지난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에서 열린 조국 전 장관 저서 사인회 모습/연합뉴스
지난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에서 열린 조국 전 장관 저서 사인회 모습/연합뉴스

퇴임후 이틀이 멀다하고 윤석열 정권에 대해 각종 비판발언을 쏟아내며 견제구를 날리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침묵을 지키며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를 마지막으로 비난한 것은 지난 9월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였다.

그는 기념사를 통해 “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진 진보정부에서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히 좋았다”며 “‘안보는 보수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그의 서울 방문은 작년 5월 퇴임 후 처음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연설의 상당 부분을 윤석열 정부 들어 경제가 악화했다는 내용에 할애했다.

“우리 경제의 규모, 즉 GDP가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한 시기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뿐”이라며 “지난해 우리 경제규모는 세계 13위를 기록해 10위권에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1년에 1인당 국민소득은 3만5000불을 넘었는데, 지난해 3만2000불대로 국민소득이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를 환율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환율이 높아졌다는 것 자체가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가 그만큼 나빠졌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8월 24일에는 자신의 SNS에 “나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이 매우 클 뿐 아니라, 어민들과 수산업 관련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괴담 내지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앞서 지난 4월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에서 “5년간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갔다”며 윤석열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5년간 이룬 성취, 제가 이룬 성취라기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함께 이룬, 대한민국이 성취한 것인데. 그것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가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한편으로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여권이) 끊임없이 저를 현실정치로 소환하고 있으니까 잊혀지고 싶다는 꿈도 허망한 일이 됐다”면서 “끊임없이 저를 현실정치 속에 소환하게 되면 결국은 그것이 그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문 전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대한 발언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양산의 ‘평산책방’에서 조국 전 장관의 저서출판 사인회가 열렸지만 자리를 함께 한 그는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

당초 이날 사인회는 조국 전 장관이 내년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기 위한 일종의 ‘신고식’으로 받아 들여졌다. 이같은 정치 이벤트에 또다른 주인공으로 문 전 대통령을 동원하려 했던 조국 전 장관의 의도와는 달리 문 전 대통령은 그와 나란히 앉는 것을 극구 사양할 정도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과 여권은 작년 5월 문 전 대통령이 양산으로 낙향했을 때, 그의 ‘조용한 삶’을 기대하면서 여러가지 배려를 했다. 양산 사저 주변에서 연일 소음시위를 벌였던 우파 시위대를 몇백미터 물러나게 하고 마이크 볼륨까지 줄여준 것이다.

하지만 양산사저에 민주당 인사들이 들락거리고 본인까지 나서 윤석열 정부를 향한 각종 비난의 메시지가 쏟아지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주변에서는 격앙된 반응과 함께 강경한 기조가 형성됐다.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응을 하지않던 대통령실이 9·19 5주년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대놓고 반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공개 브리핑을 통해 "오염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주장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면서 “지난 정부의 통계 담당자들이 지금 수사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한창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문재인 정부의 집값통계 조작의혹을 꺼낸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용해졌다는 점이 공교롭다.

이와함께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중인 전주지검 형사3부는 지난 13일 세종시 소재 중소벤처기업부·인사혁신처, 경남 진주시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본사·서울사무소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항공업 경력이 없는 서 씨가 2018년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특혜 채용된 대가로 이 항공사의 사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서씨가 이혼한 사실 등이 전해지면서 이 사건은 문재인 전 대통령 또는 청와대 핵심 측근들이 개입한 친인척비리로 의심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20년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의혹을 제기했고, 2021년 12월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 전주지검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정권 하에서 전주지검장이 네 번이나 바뀌도록 전혀 수사에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FC 뇌물사건을 수사했던 이창세 전 성남지청장이 지난 3월 검사장으로 승진, 전주지검장으로 부임한 뒤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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