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채무제로 달성 기념식수 제거된데 이어 '洪 모욕주기' 목적인듯
공공기물 파손 막으려는 도청 공무원들과 몸싸움 벌여 관철
경남도 "표지석 제자리 옮길것"이라면서도 "법적대응 생각 안해"

6월27일 경남도청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시절 '채무 제로' 달성을 기념해 심은 나무가 이틀 전 최종 고사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뿌리째 뽑아버렸다.(사진=연합뉴스)
6월27일 경남도청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시절 '채무 제로' 달성을 기념해 심은 나무가 이틀 전 최종 고사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뿌리째 뽑아버렸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발(發) 구호인 '적폐청산'을 내건 한 좌파성향 단체가 28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6년 6월1일 17개 광역시·도 중 최초로 '채무 제로'를 달성한 것을 기념한 식수(植樹) 표지석을 땅에 파묻어버렸다.

홍준표 전 대표의 기념 식수는 지난 25일 산림 전문가로부터 최종 고사 판정을 받은 뒤 27일 경남도에서 송두리째 뽑아버린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최초로 채무제로를 기념하고자 사과나무를 심었으나, 5개월 만에 말라죽었고 두번째 주목도 반년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심은 세번째 나무였으나 1년여 만에 또 고사 판정을 받았다.

이튿날인 28일,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은 오후 2시쯤 경남도청 정문 앞 화단에 박혀 있던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을 '실력행사'를 통해 땅에 파묻었다.

이 단체는 "홍준표의 경남도 채무제로 자랑은 도민의 피땀, 눈물"이라면서 '홍준표 나무'와 함께 이 표지석도 같이 없애야 한다고 비난해온 바 있다.

6월27일 오후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라는 이름의 어용성향 단체 회원들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경남도 채무 제로'를 기념해 심었던 기념식수 앞에 설치된 표지석을 밟는 등 '모욕 주기' 목적의 집단 행동을 한 데 이어, 28일 오후에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을 땅에 묻어버렸다.(사진=연합뉴스)
6월27일 오후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라는 이름의 좌파성향 단체 회원들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경남도 채무 제로'를 기념해 심었던 기념식수 앞에 설치된 표지석을 밟는 등 '모욕 주기' 목적의 집단 행동을 한 데 이어, 28일 오후에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을 땅에 묻어버렸다.(사진=연합뉴스)

가로 90㎝, 세로 60㎝, 높이 10㎝ 크기의 2단 짜리 표지석에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1일 경상남도지사 홍준표'가 적혀 있었다. 

단체 회원들은 삽과 괭이를 들고 표지석이 놓인 자리 바로 앞에 비를 맞으면서 구덩이를 팠다.

도청 공공기물을 무단 파손하려는 이들과, 저지하려는 도청 공무원들간 승강이가 벌어져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이 단체 회원들이 이 표지석을 힘껏 잡아 당겨 구덩이를 판 곳에 밀어 넣고는 그 위를 다시 흙으로 안 보이게 완전히 덮어 버렸다.  

이 단체는 "홍준표의 악정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며 "표지석이 영원히 햇빛을 보지 못하도록 땅속 깊이 파묻어 두 번 다시 홍준표와 같은 정치인이 경남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고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경남도는 표지석이 엄연한 도청 공공물이기 때문에 곧 원상 복구하겠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도 관계자는 이날 "기념식수가 뽑힌 자리에 화단을 조성할 예정인데, 그때 표지석도 제자리로 다시 옮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단체 회원들과 몸싸움이 있기는 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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