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전 오전 845분쯤, 경기도 파주 조리읍 한 지방도로에 있던 장갑차에서 군인 한명이 뛰어내렸다.

장갑차에서 내린 김모(22) 상병은 군용 대검을 꺼내 장갑차 주변 차량에 다가가 운전자를 위협하고, 차키를 뺏으려는 행동을 했다. 놀란 시민들이 차를 몰고 도망가자 김 상병은 다른 차량에 다가가 같은 행동을 벌였다.

김 상병의 소동은 이내 다른 군인들과 시민들에 의해 제압됨으로써 끝났다. 당시 김 상병과 장갑차는 인근 기갑부대 소속으로 훈련을 끝내고 부대로 복귀하는 길이었다.

김 상병은 현재 군사경찰에서 조사를 받고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가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헌병대에 넘겨지기 전 경찰의 음주 및 간이 마약조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고 한다. .

MBC를 비롯한 민주노총 계열의 언론사들은 이런 군대관련 사고가 생기면 호들갑을 떨곤 한다. 아니나 다를까. MBC 및 성향이 비슷한 뉴스 전문채널은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이 소식을 전하는 앵커의 목소리가 유난히 높았다.

하지만 뉴스의 인터넷 댓글에는 뜻밖의 반응들이 많이 보였다. “군대에서 장갑차를 운전했다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은 안봐도 뻔하다. 옆에 바짝 다가오지 말라고, 추월하지 말라고 그렇게 수기(手旗)를 흔들어대도 무시하니까 X빡친거지 괜히 욱해서 영창가게 생겼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네티즌과 같은 취지로 여러분 제발 전차나 장갑차가 이동할때는 병행(竝行)주행은 물론 추월은 절대 하지마십시오. 굉장히 위험합니다. 운전병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엄청나고요라는 댓글이 김 상병을 비난하는 댓글 못지않게 많았다.

의정부에서 포천을 거쳐 철원까지 연결되는 국도 43호선, 호국로는 6·25전쟁 때 북한군의 남침 주공로(主攻路)였다. 그러다보니 호국로 주변에는 기갑부대들이 많이 배치돼 있고, 탱크와 장갑차, K9 자주포 수십대가 이동하는 행렬과 마주칠 때가 많다.

기갑부대 행렬은 앞뒤로 호송차가 붙고 주요 신호등이나 교차로 마다 미리 병력을 배치해서 민간 차량과 뒤섞이는 것을 막기위해 노력하지만, 한국인들의 유별난 운전습관상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의 포탑마다 장병들이 연신 수기를 흔들어야만 한다. 전차나 자주포는 차폭이 넓다. 본의 아니게 나란히 달리다 보면, 전차 궤도가 차선을 훨씬 넘어와 승용차에 닿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군용 승용차나 트럭은 물라도, 전차나 장갑차 자주포는 보험이 안된다. 전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전차나 장갑차용 보험을 판매할 보험회사는 없기 때문이다.

민간 승용차와 접촉사고라도 생기면 해당 기갑부대는 수리비을 만드느라 큰 고통을 겪는다. 민간차량과 사고를 내면 운전병은 최소 영창을 보내는 엄격한 처벌관행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사고를 낸 운전병의 부모가 합의금을 싸들고 부대로 달려가는 일이 많았다.

이런 일도 있었다. 20년전쯤, 경기도 포천시에 사는 이모씨(67)는 자신의 승합차를 기갑부대 근처 도로변에 주차해 놓았는데 지나가던 전차가 옆구리를 스쳐 크게 부서졌다.

부대를 찾아간 이씨에게 부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운전병의 부주의로 사고는 났는데, 물어줄 돈이 없습니다. 운전병이 서울에 있는 일류대학 2학년 휴학하고 입대했는데, 걔를 영창에 보내겠습니까?

그리고 대담한 을 제안했다. ”차는 본인 비용으로 수리하시고, 대신 수리비 만큼 우리가 연료를 드리겠습니다.“ 결국 이씨는 그후 1년 가까이 주유소 대신 부대에서 가서 기름을 채웠다.

요즘은 기갑부대 행렬이 도로를 이동할 때 보면 탱크와 장갑차 마다 태극기를 달고 다닌다.

기갑차량 꽁무니 마다 여러분들의 아들이 운전하는 차량입니다. 추월 및 병행주행 금지라고 써 놓았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 사람들의 애국심에 호소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7일 파주에서 기갑부대 김 상병이 왜 그런 돌발행동을 했는지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대와 장소 등을 감안하면 음주나 마약 같은 원인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상병의 소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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