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막기보다 기록이 먼저였냐"
"반인륜적 범죄의 공범"
"테러리스트와 다르지 않다"
언론사들 "터무니 없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AP와 CNN에 사진을 제공한 프리랜서 기자 하산 에슬라이아의 볼에 입을 맞추는 사진. 이스라엘의 '정직한 보도'가 공개했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AP와 CNN에 사진을 제공한 프리랜서 기자 하산 에슬라이아의 볼에 입을 맞추는 사진. 이스라엘의 '정직한 보도'가 공개했다.  
하산 에슬라이아가 AP통신에 제공한 사진. 이스라엘 탱크가 불타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같은 사진을 찍으려면 하마스의 습격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는 제공하지 않았다. 
하산 에슬라이아가 AP통신에 제공한 사진. 이스라엘 탱크가 불타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같은 사진을 찍으려면 하마스의 습격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는 제공하지 않았다. 
프리랜서 사진기자 유세프 마수드가 지난 7일 AP통신에 제공한 사진. 파괴된 이스라엘군 탱크 위에서 가자 현지인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이다. 
프리랜서 사진기자 유세프 마수드가 지난 7일 AP통신에 제공한 사진. 파괴된 이스라엘군 탱크 위에서 가자 현지인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CNN, AP 통신과 영국의 로이터 통신의 가자 지구 내 사진기자들이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스라엘 정부가 9일(현지시간) 이를 비난했다고 미 폴리티코(POLITICO)가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비난에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NYT는 "분노에 찬" 비난으로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의 언론인들이 위험해졌다고 밝히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AP·로이터 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CNN 방송 등 글로벌 언론사 4곳을 겨냥, 이와 관련된 글을 올렸다. 

카르히 장관은 "사진작가를 포함해 조직 내 특정 인물들이 끔찍한 행동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가해자와 문제가 되는 관계를 맺어왔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이와관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들이 범죄를 막기보다 기록했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한발 더 나아가 "반인륜적 범죄의 공범"이라고 언급했다. 

또 전시내각에 참여 중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도 "어린이들이 학살당하는 동안 그저 방관자로 남길 선택한 이들은 테러리스트와 다르지 않으며 그렇게 대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니잔 첸 이스라엘 정부 공보국장은 해당 언론사 4곳에 하마스의 기습 당일 사진 취재와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하마스 테러리스트와 함께 민간인 살해와 군인 폭행, 납치를 촬영했다"며 당시 국경지대에서 보도사진을 촬영해 이들 언론사에 보낸 사진작가 4명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서한에는 친이스라엘 비영리단체 '정직한 보도(Honest Reporting)'가 폭로한 '충격적 내용'들에 대한 해당 언론사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정직한 보도'는 문제의 사진 기자들이 하마스의 공격 계획을 사전에 인지해 공격 당일 아침 대기하다가 하마스 전투원들의 행동을 근접 촬영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정직한 보도'는 4명의 사진기자 중 AP 통신 사진을 촬영한 프리랜서 기자 2명이 CNN과 NYT에 고용됐으며 로이터는 하마스 침투 당시 국경에 있던 다른 2명의 사진 기자들의 사진을 내보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 언론사들은 터무니 없다는 반응이다. 

로이터는 10월7일 오전 국경지대에 있던 프리랜서 사진작가 2명에게서 사진을 입수했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을 발사한 지 2시간, 무장세력이 국경을 넘었다는 이스라엘의 발표가 나온 지 45분 뒤 사진이 촬영됐다"고 반박했다.

AP는 "하마스의 기습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다. 프리랜서에게 받은 첫 사진은 공격이 시작된 지 1시간 넘게 지나 찍혔다. AP 직원 누구도 그 시간 국경에 있지 않았고 국경을 넘지도 않았다"며 "하산 에슬라이아와는 더이상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직한 보도'는 사진 취재의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며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AP와 CNN에 사진을 제공한 프리랜서 기자 하산 에슬라이아의 볼에 입을 맞추는 사진을 공개했다.

CNN은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에슬라이아 기자와 고용을 철회했다.

NYT는 "'정직한 보도'가 유세프 마수드 등 가자 지구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기자들에 대해 모호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판하고, "마수드 기자가 하마스 공격 당일 NYT에 고용되지 않았지만 NYT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밝혔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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