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조광조 신도비 비각 설치에 이어 
조광조 모시는 '심곡서원' 공원화 사업 추진 
한양조씨대종회 "동상 있어야 '역사공원' 진면목"

정암 조광조 영정.  200여년전인 1800년대 전반기에 궁중화가 국오 정홍래(菊塢 鄭弘來)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도립아산조방원미술관 소장]
정암 조광조 영정.  200여년전인 1800년대 전반기에 궁중화가 국오 정홍래(菊塢 鄭弘來)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도립아산조방원미술관 소장]

최근 용인시가 정암 조광조(1482~1519년)를 기리기 위한 선양 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문중 후손들인 한양 조(趙) 씨 대종회가 '동상(銅像)' 건립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용인에는 조선 중종 때 사림파의 영수였던 조광조를 주향(主享)으로 하는 심곡서원(深谷書院)과 조광조의 묘소, 신도비(神道碑) 등이 자리잡고 있다.  

한양조씨대종회 상임부회장 겸 한풍군파종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병수 씨는 "역대 용인시장님께 정암 선조의 동상과 신도비각, 심곡서원 앞 토지 구입 및 공원 설치, 영정 교체, 현판 교체 등을 20여년 전부터 줄기차게 요청드렸다"며 "이번에 용인시가 예산을 투입, 훼손 위기에 처했던 신도비에 비각을 만들어줘 다행"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보호를 위한 '비각'이 세워진 '조광조신도비'.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한양조씨대종회 제공]
올해 1월 보호를 위한 '비각'이 세워진 '조광조신도비'.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한양조씨대종회 제공]
경기 용인시 상현동에 자리잡은 '심곡서원'. 정암 조광조를 모시고 있는 서원이다.  [문화재청 제공]
경기 용인시 상현동에 자리잡은 '심곡서원'. 정암 조광조를 모시고 있는 서원이다.  [문화재청 제공]

조 회장은 "신도비 건립 후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났을때도 감사의 인사를 드렸고 용인시 담당 문화예술과장과 팀장, 주무관에게도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조광조의 묘소는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심곡서원 맞은 편 응봉산(236m) 자락에 자리잡고 있으며 후일 정경부인으로 추증된 이 씨와의 합장묘다. 신도비와 함께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묘역 입구에 세워져 있는 신도비는 노수신이 비문을 짓고, 이산해가 썼으며, 김응남이 전서(篆書)를 써 세워졌다. 조광조 신도비는 이후의 조선 시대 사대부묘 비석의 형태적 기준이 되는 중요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문화재 임에도 이전에는 막아줄 비각이 없어 비 위에 쓴 글씨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비바람에 씻겨나가 조광조의 후손들인 한양 조씨 문중은 물론 조광조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몹시 안타까워 했었다.

용인시는 비각 설치에 이어 조광조의 손때가 묻은 심곡서원의 '전통공원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심곡서원 경내에는 조광조가 직접 심은 것으로 알려진 수령 5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남아 있으며, 정암집 등 관련 고문서가 장서각에 보관되어 있고, 현재 매년 춘추향사와 매월 삭망(朔望) 분향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한양 조씨 문중의 조광조 동상 건립 요구는 전통공원화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조 회장은 "한양조씨대종회는 용인 시의 심곡서원 앞 토지 구입 및 공원 설치 사업에 대해서 모두 감사해 하고 있다"며 "다만 공원 설치비 예산으로 168억원이나 잡혀 있는데 6억원이면 세울 수 있는 조광조 선생의 동상 건립이 빠져 있어 문중에서 모두 아쉬워 한다"고 했다. 

조병수 한양조씨대종회 상임 부회장 겸 한풍군파종회 회장. 
조병수 한양조씨대종회 상임 부회장 겸 한풍군파종회 회장. 

한양조씨대종회에서는 심곡서원과 조광조의 묘역 사이 밭을 전통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인 만큼 중심이 되는 위치에 동상을 세워 줄 곳을 용인시에 요청하고 있다. 

조 회장은 동상 건립의 필요성을 아래와 같이 역설했다.  

"용인에는 포은아트홀에 정몽주 동상이 2013년 건립됐습니다. 역사적인 인물의 동상은 정신적 구심점을 잃고 헤매이는 현대인들을 위한 방향타이고 지침입니다. 포은 선생의 충절과 정암 선생의 '도학 이념' 모두 소중한 우리의 정신적 자산입니다. 정암 선생의 동상 건립이 중요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동상이 세워져야 역사공원으로서의 진면목도 갖출 수 있구요."

이경택 기자 kt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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