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실장이 나를 속이고 뭔가 줬다"
경찰, '고의성 부인' 주장, 추가 조사 

경찰에 재출석하는 이선균. [연합뉴스]
경찰에 재출석하는 이선균.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씨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알고 지낸 유흥업소 여실장에게 속아 마약인 줄 모르고 투약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를 받는 이 씨는 전날 오후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서 받은 2차 소환 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에게 속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 씨는 "A씨가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과 대마 혐의로 이씨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3시간여에 걸쳐 이씨로부터 혐의와 관련한 위와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이 씨의 주장은 마약 투약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범행의 고의성은 전면 부인하는 진술이다. 

앞서 그는 전날 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취재진에 "여러 가지 질문에 성의 있게 사실대로 다 말씀드렸다"면서도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씨는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1차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다.  당시 이씨의 소변에서 확인된 간이시약검사는 음성이었고, 2차 소환 조사 하루 전인 3일 국과수로부터 전달받은 모발 등 이씨 신체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도 음성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검사 결과 외에 휴대폰 포렌식 등 증거 등을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이씨로부터 위와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가 언급한 A씨는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이씨 등 유명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 유흥업소는 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른바 '멤버십(회원제) 룸살롱'이다.

그는 평소 알던 현직 의사로부터 공급받은 마약을 이씨와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이씨에게는 마약 투약 장소로 자신의 집을 제공하기도 했다.

A씨는 마약 투약 등 전과 6범으로 확인됐으며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에도 간이 검사에서 많은 양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나왔다.

이씨는 지난달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변호인을 통해 A씨와 성명 미상의 인물 B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에게 속았다"며 '고의성'을 부정한 이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 또 전날 2차 조사에서 확보한 이씨의 다른 진술을 토대로 보강 수사를 한 뒤 조만간 3차 출석 요구를 할 예정이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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