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연합 반군 대규모 공세
"군부독재 타도" 위치며 3개 무장단체 동맹
시민방위군 가세로 전선확대 조짐
군정 "일부 마을 통제권 잃고 철수"
한국대사관 "항로는 물론 육로도 폐쇄"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과 타앙민족해방군(TNLA). [이라와디 사이트 캡처]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과 타앙민족해방군(TNLA). [이라와디 사이트 캡처]

미얀마 샨 주(州) 북부 지역 에서 미얀마 군사정권과 소수민족 연합 무장단체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며 미얀마 양곤 주재 한국대사관이 2일(현지시간) '여행자제 당부'를 긴급 공지했다. 

대사관 측은 샨 주의 경우 라쇼(Lashio) 지역 공항이 폐쇄되고, 해당 지역 출입을 위한 대부분의 육로도 폐쇄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미얀마 북부에서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연합 작전에 미얀마군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등 소수민족 동맹군은 샨주에서 4개 마을을 점령하고 수십 개 기지를 함락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의 시민저항군(PDF)도 가세 의사를 밝히면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도 일부 마을의 통제권을 상실했다고 인정했다. 조 민 툰 군정 대변인은 중국 윈난성으로 연결되는 친쉐호에서 행정기관과 군부대가 철수했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샨주 10여개 지역에서 교전이 벌어졌으며, 무장단체들이 발전소와 교량 등을 폭파했다고 말했다. 친쉐호는 중국-미얀마 국경무역 물량의 4분의 1 이상이 통과하는 거점이다.

샨주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지난달 27일 "미얀마 국민의 염원인 억압적인 군사 독재를 뿌리 뽑겠다"며 대규모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그동안 병력과 무기 열세 탓에 게릴라전 형태로 군부에 맞섰던 PDF와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이 대규모 합동 공세에 나서면서 교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얀마군부와 소수민족 무장세력과의 갈등은 그 연원이 깊다. 미얀마 군부는 군사정부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을 중심으로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고 반대 세력을 유혈 진압해왔다.

군부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민주적으로 수립한 미얀마 정부를 전복한 후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했고, 어린이 수십 명을 포함해 자국민 수백 명을 학살했다. 반대파에 대한 고문과 대량 학살도 서슴치 않았다. 

그같은 잔혹한 탄압이 오히려 시민들과 소수민족 무장세력의 저항에 불을 끼얹은 것으로 국제 사회는 분석하고 있다. 

군부의 탄압에 NUG는 PDF를 조직해 저항했고,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과도 협력해왔다. 

게다가 미얀마는 버마족을 비롯해 카렌족, 카친족, 샨족, 라카인족 등 135개 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 국가다. 소수민족들은 쿠데타 이전부터 오랜 기간 자치를 요구하며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왔다.

이번에 공동 작전을 시작한 3개 소수민족 무장단체는 약 1만5000명의 병력과 다양한 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NUG는 "모든 국민과 PDF, 소수민족 단체들이 군부독재 타도에 전면적으로 나설 순간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상전에서 주도권을 내준 미얀마군이 공습을 가하면서 민간인 희생자와 난민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수천 명이 이번 충돌을 피해 중국으로 넘어가거나 집을 잃고 난민이 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국경 지역에서 충돌이 격화하자 중국도 긴장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모든 당사자가 즉각 전투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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