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일, 핵무기 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비준 철회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이날 "깊이 우려한다"라는 공식입장을 밝혀 눈길이 모아진다.
2일(현지시간)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불행하게도 이는 조약(CTBT) 발효에 가까워지기는커녕 더욱 멀어지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중대한 조치"라면서 "러시아의 CTBT 비준 철회 조치는 국제적인 군비통제 협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에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대한 러시아의 비준을 취소하는 법안에 서명했는데, 이게 문제화된 것. 핵비확산 목적으로 국제질서 상에서 표명된 핵무기실험금지조약에 대해, 러시아가 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omprehensive Test-Ban Treaty : CTBT)이란, 모든 공역 즉 우주공간이나 사막 등의 모든 물리적 공간에서의 핵실험 규모나 형태와는 상관없이 모든 형태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인 조약을 뜻한다. 지난 1996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핵실험전면금지조약으로 결의한 조약으로, 핵확산금지조약인 NPT를 보좌하는 것으로써 전세계 핵비확산을 목적으로 한다.
현황을 따져보자면,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보유할 수 있는 44개국 중 8개국(미국·중국·이집트·이스라엘·이란·인도·파키스탄, 그리고 북한)이 비준하지 않아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다.
지난 1996년, 결의했을 당시 러시아와 미국은 CTBT 조약에 함께 서명했으나, 미국의 경우 비준 절차를 마치지 않아 이를 성문화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이를 두고 러시아에서는 미국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비준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명분을 앞세워 해당 조치를 취한 것.
그러자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CTBT와 핵무기 실험에 대한 러시아의 최근 수사(rhetoric)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할 것"이라면서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추구하면서도 핵 위험을 부각하고 긴장을 고조하려는 러시아의 잘못된 행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CTBT비준 철회 움직임이 핵실험 재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으니, 러시아가 이것을 지키기를 촉구한다"라며 "미국은 CTBT 발표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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