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광장엔 조기, 바바오산 혁명공원서 화장
후진타오는 애도 화환 보내
평가문서 '시진핑 핵심 지위' 거듭 강조
'추모열기' 저지 위해 지하철 무정차·삼엄 경계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영결식이 2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치러졌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유가족과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영결식이 2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치러졌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유가족과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한 고(故)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영결식과 화장(火葬)이 2일 오전 수도 베이징의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엄수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영결식에 직접 참석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또 이날 텐안먼광장에 리 전 총리를 애도하는 조기가 게양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중국공산당의 우수한 당원이자 오랫동안 갖가지 시련을 겪은 충성스런 공산주의 전사, 걸출한 프롤레탈리아 계급 혁명가, 정치가,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 국무원 전 총리인 리커창 동지의 시신이 2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화장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바바오산 혁명공원에 안치된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 시신. [CCTV 캡처]
중국 바바오산 혁명공원에 안치된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 시신. [CCTV 캡처]
리커창 전 총리 시신에 조의 표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부부. [CCTV 캡처]
리커창 전 총리 시신에 조의 표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부부. [CCTV 캡처]
리커창 전 총리 영정. [CCTV 캡처]
리커창 전 총리 영정. [CCTV 캡처]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전 9시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리 전 총리 시신 앞에서 세 차례 허리를 굽혀 조의를 표한 뒤 유족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이어 리창 현 총리와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비롯해 왕후닝·차이치·딩쉐샹·리시·한정 등 당정 지도자들이 묵념했다.

리 전 총리와 함께 중국공산당 내 주요 파벌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계를 이끌었던 후진타오 전 주석은 추모 화환을 보냈다.

영결식장에는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리커창 동지를 깊이 애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고 그 아래 리 전 총리의 영정이 놓였다. 

그동안 리 전 총리의 사망 보도와 관련해 신중함을 기하는 듯했던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날 오후 일제히 리 전 총리의 영결식을 보도하고 애도를 표했다.

특히 신화통신은 장례 소식 발표 후 리 전 총리 생전 정치활동 사진과 생평(生平·평가)을 별도 항목으로 소개했다.

'생평'은 리 전 총리의 업적을 항목별로 상세히 소개하는 내용이었으나 말미에 추가된 434자 길이의 한 문단은 리 전 총리 이후 뜨겁게 일어났던 추모열기를 잠재우려는 듯한 내용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 당국은 생평의 마지막을 "그는 시종 사상·정치·행동에서 당 중앙과 고도의 일치를 유지했다"며 "그는 정치 의식과 대국(大局·큰 구도) 의식, 핵심 의식, 당과의 일치 의식을 굳게 세웠고 시진핑 총서기의 당 중앙 핵심, 전당 핵심 지위를 단호히 수호했으며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 지도를 결연히 지켰다"는 내용으로 채웠다.

리커창 전 총리의 운구 행렬을 베이징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AP연합]
리커창 전 총리의 운구 행렬을 베이징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AP연합]

리 전총리에 대한 추모열기가 천안문사태와 같은 '반정부 시위'로 번질지도 모른다는 중국 당국의 긴장은 영결식장 주변에 대한 삼엄한 경계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영결식장인 바바오산 혁명공원 인근의 통행이 통제됐고, 지하철 1호선 톈안먼동·톈안먼서역은 모두 폐쇄돼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또 시민들 사이사이엔 공안으로 보이는 사복 차림 남성 수 십명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감지됐고, 광장 근처에서 행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초소와 절차가 모두 평소보다 늘어나 곳곳에 검문·검색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생겼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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