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결의안 '거부권' 으로 연이어 무산
美, '교전 일시중지' 결의안…러·中, 거부권 행사
'휴전 촉구' 러 결의안...美·英이 거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에 대한 안보리 회의 모습. [로이터연합]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에 대한 안보리 회의 모습. [로이터연합]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주재 영국대사가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오른쪽),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가운데)와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놓고 열린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주재 영국대사가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오른쪽),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가운데)와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놓고 열린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임박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과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결의안을 잇달아 거부하면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해결하는데 또다시 실패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가 자국 입장을 반영한 결의안 초안을 각각 작성해 제출했으나 서로 대결하며 '거부권'을 행사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미국의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재확인하는 동싱데 국제법, 특히 민간인 보호에 대한 존중을 촉구하고, 가자지구에 절실히 필요한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제출안에 대해 "우리 결의안은 하마스와 다른 테러 집단의 극악무도한 테러 공격을 명백히 규탄한다"며 "또한 가자지구로의 인도주의적 접근이 신속하고 안전하며 방해받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군사행위의) 일시 중지를 요구한다"라고 설명했다.

15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25일 실시된 투표는 찬성 10개국, 반대 3개국, 기권 2개국이었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이 결의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안보리는 이날 미국에 이어 러시아가 제출한 결의안 초안도 표결에 부쳤다.  러시아 주도 결의안은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러시아는 결의안을 통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가자지구의 민간인과 민간 소유물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명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표결 결과는 찬성 4표, 반대 2표, 기권 9표였다. 결의안은 최소 9표의 찬성표를 얻지 못해 채택되지 못했다. 이번엔 미국과 영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18일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논의했으나 채택에 실패했다.

당시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2국이 찬성표를 던졌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없는 결의안 초안에 실망했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양상으로 안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해 아무런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며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이날 AP는 지난 주 러시아의 결의안과 브라질의 제안을 거부한 데 이어 25일 결의안 채택에 실패하면서 안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서 분열·마비됐다고 지적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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