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장 "팔' 56년간 점령에 시달려"
"팔' 슬픔 이해하나 공격 정당화 안돼
...팔' 전체 처벌도 안돼"
이스라엘대사 "테러·살인 행위를 이해한다는 것"
이스라엘 외무 회담 취소…유엔대사, 사임 요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한 유앤 안전보장이사회 도중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한 유앤 안전보장이사회 도중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하마스 공격에 의한 이스라엘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하마스 공격에 의한 이스라엘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지난 56년 간 이스라엘의 숨막히는 점령 하에 있었고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은 "공백 상태(in vacuum)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고 발언, 이스라엘로부터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스라엘 측은 구테흐스 사무총장 발언에 대해 즉각 테러와 살인 행위를 이해한다는 발언이라며 "충격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근본 원칙은 민간인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지난 7일 시작된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과 납치, 미사일 공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하마스의 공격이 공백 상태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왔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들의 땅이 (이스라엘) 정착촌에 꾸준히 잠식당하고 폭력에 시달리는 것을 지켜봤고, 경제는 위축됐다. 그들은 이주해야 했고 그들의 집은 철거됐다. 그들의 곤경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희망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불만이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 공격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집단적인 처벌을 정당화할 수도 없다"고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 "우리가 가자 지구에서 목격하고 있는 국제인도법의 명백한 위반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 무력 충돌의 어느 당사자도 국제인도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물과 식량, 연료 공급을 중단하고 전면 봉쇄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하마스 공격은 공백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발언에 이스라엘은 "충격적"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하마스에 의한 민간인 희생을 조목조목 소개하며 "사무총장은 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신가?"라고 비판했다.

또 그와의 회담을 취소하며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에 "10월7일 학살 이후 균형잡힌 접근은 불가능하다"면서 '하마스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더 나아가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에 "충격적"이라며 사임을 요구했다.

그는 X에 "이스라엘 시민과 유대 민족에게 자행된 가장 끔찍한 잔혹 행위에 동정심을 보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정당성도, 의미도 없다"면서 "홀로코스트 이후 만들어진 조직(유엔)의 수장이 그런 끔찍한 견해를 가진 것에 진심으로 통탄한다. 나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즉각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맹비난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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