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정지로 건강이 위중하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러시아 측은 그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논의할 사항에 대해 이야길 나눴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 측의 발표에 대해 '진짜 푸틴은 중환자실에 있다'는 반박성 폭로가 나와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건강이 심상치 않다는 폭로는 23일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SVR(Генерал СВР)'에 의해 이뤄졌다. 구독자가 약 37만 명에 이르는 이 채널은 과거 크렘린궁에서 근무한 바 있는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확실하진 않다. 

이 채널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오늘 저녁 심장마비를 겪었다. 자세한 내용은 내일 아침에"라고 주장했다.

채널은 이후 공개한 장문의 메시지에서 "모스크바 시각으로 (22일) 밤 9시 5분경 관저에서 근무하던 푸틴 대통령의 경호원들은 대통령 침실에서 소음과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며 "두 명의 보안요원이 즉시 대통령의 침실로 가서 푸틴 대통령이 침대 옆 바닥에 누워 있고 음식과 음료가 뒤집힌 테이블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바닥에 누워 눈을 굴리며 경련을 일으키고 몸을 구부렸다"면서 "즉시 호출된 의사들은 대통령이 심정지 상태라고 판단한 후 소생술을 실시했다. 제때 조치가 이뤄진 결과 푸틴 대통령은 의식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신 기술을 갖춘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상태는 안정돼 지속적인 의료 감독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의 건강 악화에 대해 이미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주치의들이 이미 푸틴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고 가을이 끝날 때까지 살 수 없을 것이라 경고한 바 있음에도 이번 심장마비 사태로 인해 측근들에게서 심각한 경각심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채널의 폭로가 영국 타블로이드지 미러 및 익스프레스 등에 의해 인용돼 보도되면서 국내외에서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위중한 상황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 측은 23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이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발표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에 대해 러시아 측은 "유엔을 통해 위기를 완화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국제법적 기반 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방법을 논의했다"면서 "이스라엘과 평화 안보 속에서 공존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긴급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공동행동을 자세히 상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의 발표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충돌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안보리에서 논의할 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는 브라질이 이번 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이-하마스 충돌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조기 휴전을 논했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떠나지 못한 외국인의 대피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관해서도 공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한 전쟁 종식 해법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한편 러시아 측이 '푸틴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정도로 멀쩡한 상태'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제너럴SVR은 24일 공개한 새로운 메시지에서 사실상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제너럴SVR은 "진짜 푸틴은 그의 거주지 중환자실에 있으며, 그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장비와 연결되어 있다"며 "주치의들은 그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평가하고 낙관적이지 않은 전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평의회 의장으로 대표되는 정치 그룹은 일종의 '기사 원탁'을 조직하겠다 약속하고 있다"며 집단지도체제와 같은 대체 체제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러시아) 체제 균형의 중심은 푸틴이었고 물론 그 어떤 이중자도 그를 대신할 순 없다. 그가 없는 체제의 붕괴는 기정사실"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시 러시아가 버틸 수 없을 것이라 전망한 상태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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