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연합뉴스

인구 1,400만명, 대한민국 최대 지자체를 이끌고 있는 도백(道伯)이자 민주당 주요 대권주자 중 한명인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오랫동안 경기도라는 울타리에 있었던 김포 시민들은 최근 서울시민이 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작년 지방선거 때 김 지사의 공약이자 현재 경기도의 최대 현안인 남북 분도(分道) 문제는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도지사의 입장에서 인구가 50만명에 달하고,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기가 드나드는 관문 김포공항에 서해 바다까지 끼고 있는 김포시의 이탈이 반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서울시민이 되고 싶은 김포 사람들의 열망은 강렬하기만 하다. 한강신도시, 검단신도시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민 대부분이 서울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인데다, 서울로 편입되면 아파트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횟수로 네 번째 서울시장을 역임중인 오세훈 시장은 민선 3,4기 때만 해도 서울 위주의 정책을 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발 더 나아가, 경기도가 서울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으로 인해 경기도에 대한 각종 견제정책을 실시해 경기도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서울 강남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대부분이 인근 경기도민들이고, 서울 외곽에서 교통질서를 잘 안지키거나 매연을 내뿜는 차량 거의가 경기도 번호판을 달고있다는 서울 시민들의 인식과 불만이 작용한 결과다

과거 그는 경기도민과 경기도 차량들이 서울로 들어오는 것을 규제함으로 인해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교통환승제를 둘러싼 경기도와의 대립이 대표적으로 경기도 노선버스들의 도심, 4대문 안 진입을 막아 원성을 사기도 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지금은 국가적 사업이 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민선 3,4기 시절에는 김문수 경기도시자로부터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은 하나이자,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인데 서울시만 홀로 도도하게 가겠다는 것이냐”는 항의를 여러차례 받았다.

이런 오세훈 시장이 김포시 편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선 김포시가 편입되면, 서울시가 한강과 경인운하를 통해 서해바다와 연결된다는 이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쓰레기처리장 문제를 김포시 편입과 더불어 옵션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김동연 지사와 경기도 입장에서는 김포시민들이 서울 편입을 간절하게 원하고 주민투표 등 절차를 통해 추진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하지만 김포를 시작으로, 현재 구리 하남 광주 의정부 광명 등 서울과 경계선에 살고있는 상당수 경기도 주민들이 서울 편입을 원하고 있는 만큼, ‘탈경기 도미노현상’이 예상된다. 김 지사의 리더십 또한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누는 분도 문제는 경기북부 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의정부 등 경기 북부의 중 동부 지역은 분도에 적극적인 반면, 고양 파주시 등 서부지역은 거부감이 강하다.

경기 북부가 독립할 경우 현재 경기도 2청사가 있는 전통적인 경기 북부의 중심 의정부가 도청 소재지, 즉 수부(首府)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인구가 많은 파주시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민투표가 이루어질 경우 인구가 많은 고양 파주시의 반대로 분도가 무산될 가능성이 적지않고, 김동연 지사에게 비난이 쏟아질수 있는 상황이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지사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했을 때,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낙마했을 경우에 대비한 친문 친명계의 ‘비상용 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지방선거때 경기도지사에 당선됨으로써 김 지사는 민주당의 주요 차기 대권주자로서 그의 위상은 더욱 굳건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그는 가끔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곤 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사법리스크가 정점에 달했을 때, 표면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검찰통치’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했지만 실제로는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내용을 공개해 이재명 대표 극렬 지지자, ‘개딸’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과 경기도 분도 문제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리더십을 좌우할 수 있는 작지않은 리스크로 꼽힌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등 역대 경기도지사들의 대권도전이 실패로 끝난 점 때문에 흔히 한때 경기도지사 자리는 ‘대권주자들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동연 도지사의 바로 전임(前任)은 이재명 대표다. 민주당의 경기도지사 출신 두 대권주자들의 미래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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