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9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진행한 유튜브 '문재인TV'에 출연한 시사만화가 박재동 한예종 교수.
지난해 5.9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진행한 인터넷 방송 '문재인TV'에 출연한 시사만화가 박재동 한예종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성폭력 '미투(#Me_too, 나도 당했다) 폭로'에 휩싸인 박재동·황지우·김태웅 등 교수 3명에 중징계를 내렸다.

한예종은 화백 박재동 교수와 영화 <왕의 남자> 원작자 김태웅 교수에게 각각 정직 3개월, 시인 황지우 교수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지난 3월5일부터 성폭력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교수 성폭력 폭로 관련 의혹을 조사해 온 한예종은 지난 18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한예종은 "징계 혐의자들이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 유지의 의무' 및 한예종 윤리강령 교원실천지침 제10호를 위배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한예종 윤리강령 교원실천지침 제10호는 '학생을 차별하지 않고 존중해야 하며 교육이 목적이라 해도 동의하지 않은 신체 접촉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인격 비하와 성적 발언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징계위가 조사한 김광림 전 교수의 성폭력 사실도 인정됐지만 이미 퇴직해 징계 대상에서는 빠졌다. 

한예종 관계자는 "자세한 징계 내용은 비공개라 밝힐 수 없다. 국가공무원법과 한예종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것 말고는 할말이 없다"고 했다. 

시인 황지우 한예종 교수.(사진=연합뉴스)
시인 황지우 한예종 교수.(사진=연합뉴스)

황지우, 김철웅 교수는 지난 3월 한예종 학생 88명이 공동 계정주로 이름을 올린 트위터 아카이브 계정에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논란에 휘말렸다.

두 사람은 강의 중 여성 신체 부위를 비속어로 표현하거나 여학생의 외모나 노래 실력에 순번을 매기는 등의 행동으로 학생들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동 교수도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말을 하고 후배 웹툰 작가를 성추행했다는 폭로로 논란이 일었다. 지난 2월 웹툰자가 이태경씨가 SBS 뉴스에 나와 박재동 교수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다만 박 교수는 지난 4월 말 "SBS가 보도한 이태경 만화작가에 대한 성추행은 전혀 없었다"고 소명했다. 

이들 중 다수는 징계 결과에 불복해 학교를 상대로 소송 제기 등의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재동 교수와 황지웅 교수는 문화계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해 온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박 교수는 지난해 5.9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서 진행한 인터넷 방송 '문재인TV'에 출연해 적극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황 교수는 같은해 1월 창립된 문 대통령 지지 모임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로 안도현 시인, 황교익씨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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