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재선 모임 "원내대표 유임 다수의견" 낸데 이어 김성태 지키기로 기운듯
탄핵 찬반·계파 대립 재론은 무마돼…'박성중 메모 파문'도 봉합 수순

자유한국당 3선 의원들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일방 발표한 쇄신안으로 당 안팎의 비난을 받은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 대해 "당내 소통 부족"과 "오해받을 만한, 건방진 언어 표현"을 지적하면서도 사퇴론에는 선을 그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당 3선 의원 20명 중 11명이 모여 회의한 뒤 간사격인 강석호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전날(25일) 오후 초·재선 의원 71명 중 53명 회동에서 '원내대표 유임' 의견이 다수로 나타난 가운데 3선들도 '김성태 지키기'로 기운 모양새다.

강석호 의원은 "김성태 권한대행에 대한 (4선 이상) 중진모임 등에서 퇴진 요구가 일부 있었다"면서 "다만 국회정상화가 필요하고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시급하기 때문에 퇴진에 대한 부분은 부당하고 좀 무리한, 적절치 않은 거 아니냐는 3선 의원들의 의견이 일치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권한대행이 언어 표현을 할 때 여러 가지 오해를 받을만한 부분을 자제를 하고 의원들과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에 나섰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 권한대행이 '개별 모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겠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건 아주 건방진 표현"이라며 "언어 태도부터 바꾸라고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 방향을 놓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3선 의원 11명이 현안 논의를 위해 비공개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 방향을 놓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3선 의원 11명이 현안 논의를 위해 비공개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밖에 강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비대위 준비위)가 출범시켰는데 준비위가 어떠한 역할을, 언제까지 (하는지) 일정과 로드맵정해서 의원들에게 밝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찬반에 대한 당 입장을 명확히 하자는 방침을 세웠던 것에 관해서는 "많은 의원들도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새삼스레 다시 끄집어 내서 의견일치를 보면 좋겠지만 거의 다 '그 정도로 했으면 됐지 않느냐'는 공감대를 이뤘다"며 "더 이상 얘기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결론)"라고 전했다.

아울러 당내 계파 갈등 논란과 관련해 "초·재선 의원 회의에서도 말이 나왔듯이 많은 의원은 계파 갈등을 원하지 않고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게 당의 분위기"라면서 "3선 의원들도 계파 관련해서는 '이제 언급조차도 하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른정당 복당파 초선 박성중 의원의 '복당파 조찬모임 메모' 파문에 대해서도 "그 부분은 의총에서도 그렇고 박성중 의원이 해명서를 돌렸고 본인이 해명도 했고, 당 윤리위에 회부돼 더 이상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친박 핵심 모인다', '세력화 필요', '목을 친다' 등 발언이 누구의 것인지는 끝내 규명하지 않고 봉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이날 모임이 '김성태 힘 싣기'를 위한 것이냐는 지적에는 "꼭 그렇진 않다.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격렬하게 비판할 것은 비판했고 앞으로 소통 강화하라는 부분과 '우리가 3선 의원으로서 따끔하게 얘기할 건 얘기해야 겠다'고 했다"면서 "한쪽으로 나서서 김 권한대행을 옹호하거나 하는 모임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3선의원 20여명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말을 아끼는 것 보다는 과연 무엇이 당의 화합과 소통을 위한 일인지 지도부에 의사전달도 하고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3선 의원들의 건의에 대해 "소통을 잘 하고 우리 의원들 한사람 한사람의 소중한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중후하게 받겠다"며 "이 시간 이후부터는 정말 어떤 경우든 저의 부족함과 모자람으로 당의 구성원들에게 불신을 초래했고 또 아픈 마음을 줬다면 저는 그런 부분은 다 녹여 내겠다"고 했다.

다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쇄신이고 지금까지 걸어보지 못한 변화다. 변화를 위해선 우리 자신이 모든 걸 내려놓는 처절한 진정성으로 혁신비대위를 맞이하고 또 그 비대위가 당을 살려낼 수 있는 결과물에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한다"면서 "비대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당내 의견을 수렴 청취하고 그 입장을 하나 하나 모아나가는데 더욱 더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 다하겠다"고 노선 변경은 없음을 시사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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