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군 당국 국정감사에서도 대책마련 목소리 안나와

 

2016년 북한군이 공개한 청와대 기습공격 훈련모습/노동신문
2016년 북한군이 공개한 청와대 기습공격 훈련모습/노동신문

팔레스타인의 무장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발의 로켓포를 쏘고, 대규모 게릴라가 픽업트럭, 오토바이와 패러글라이더, 소형 보트를 타고 육·해·공으로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한 것은 지난 7일 새벽(현지시각) 이었다.

이후 전 세계가 새로운 중동전쟁의 여파에 휩쓸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일부터 국회가 정부 및 산하기관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또한 지난 10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시작으로 각급 기관 및 부대에 대한 국정감사에 돌입했는데, 막상 북한이 하마스식 기습도발을 해올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10일 국방부와 합참에 대한 국정감사는 시작과 함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신원식 장관의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피켓시위 때문에 10시간 가량 파행됐다. 속개된 오후 국감에서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침공에 대한 질의를 하는 의원은 사실상 없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히려 신원식 장관이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9·19 군사합의 파기방침을 질책하며 (파기방침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권때 체결된 남북간의 9·19 군사합의는 한국군이 북한군의 전방지역 동향을 정찰하는데 제약을 가해 남한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같은 북한군의 기습 가능성 및 대책은 김승겸 합참의장의 업무보고에서 먼저 나왔다.

김 합참의장은 업무보고 인사말을 통해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침공과 관련해 우리 군은 하마스와는 또 다른, 무력을 갖추고 있는 적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임을 직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의 어떠한 도발과 침략에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확고한 결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원론적 언급만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신원식 국방부장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9·19 군사합의 파기방침 철회를 요구하는데 질의를 집중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이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과 같은 형태의 북한군의 방사포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의 효율성을 묻기도 했지만, 하마스처럼 북한이 육해공을 통해 무장공비를 기습침투 시킬 가능성과 대비책에 대한 질의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기습공격은 거의 10년만에 이루어진 도발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군사 정보당국이 사전에 징후를 포착하지 못해 대비하지 못하고 피해를 키웠다.

한반도에서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3월과 11월에 있었던 북한군의 천안함 기습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이어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8월의 서부전선 목함지뢰 및 포격도발 이후 북한군에 의한 국지도발이 사라진 상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와 더불어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으로 미군이 각종 전략자산들을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하자 북한이 수시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2016년 12월 청와대 모형건물을 만들어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동원된 것과 같은 수단을 동원해 청와대를 기습하는 훈련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어 2017년 9월에는 북한군 특수부대가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해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사령부를 기습 공격하는 훈련을 수일 동안 반복 실시한 사실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군은 이를 위해 앞서 청와대와 같이 훈련장에 한미연합사령부 모형건물도 만들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 하마스와 같은 북한의 이같은 기습도발을 사전에 포착하기 위해서는 공중을 통한 영상 및 음성정보 수집 등 철저한 정찰활동이 불가피한데 9·19 군사합의가 이를 막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군의 금강 백두 등 주요 정찰자산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군사분계선에 최대한 근접해서 비행해야만 하는데, 9·19 군사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에서 무려 60km 이내의 비행이 금지돼 타격을 받고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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