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단 두명, 핵심 당원들은 "분도에 관심 기울이고 정권 실세나 측근 보내달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촉구하는 국회토론회 모습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촉구하는 국회토론회 모습

경기도 59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한강 이북, 경기 북부에는 15개의 의석이 달려있다, 고양시 갑을병정 4개, 파주 갑을 2개, 의정부 갑을 2개, 양주, 동두천·연천, 포천·가평, 구리 외에 남양주 갑을병 3개이다.

여주·양평 선거구는 여주가 한강의 남쪽, 양평은 한강 북쪽으로 나눠져 있지만 여주시가 양평군에 비해 인구, 유권자가 많기 때문에 통상 경기 남부로 분류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경기 북부 15곳중 12곳을 휩쓸었다. 국민의힘이 두 곳(동두천·연천/포천·가평) 정의당이 1곳(고양갑)을 차지했다.

경기 북부는 휴전선과 가까운 특성으로 오랫동안 보수정당의 안방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고양시에 초대형 일산신도시가 생긴 뒤 파주까지 확산되고, 의정부와 양주, 남양주, 구리까지 신도시 및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섬에 따라 경기 북부의 표심도 크게 달라졌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그나마 승리한 동두천·연천, 포천· 가평은 휴전선과 가까운 최전방 지역에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지 않아 아직까지는 보수성이 강한 전통적 표심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누는 분도론(分道論)이 검토되고 있는데, 경기 북부를 따로 떼어내도 인구와 면적에서 경기남도에 이어 2위의 도(道)가 될 정도로 광활한 지역이다. 그래서 생활권에 따라 경기 북부를 고양 파주 등 서부,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등 중부, 남양주 구리 등 동부로 나누기도 한다.

경기 북부가 과거 오랫동안 보수적 표심을 유지했던 것은 휴전선과 가까운 특성으로 인한 안보의식, 호남 충청 등 타 지역에서 유입된 사람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 토박이와 더불어 경기 북서부와 중부에는 황해도와 평안도 출신 실향민, 동부 쪽은 토박이와 함께 바로 옆 강원도 출신 유권자가 많은 것도 원인이었다.

지난 대선때 윤석열 후보는 경기도 전체에서 45.6%를 득표, 50.4%를 얻은 이재명 후보에게 5%P라는 비교적 큰 차이로 졌는데, 경기 북부에서도 국회의원 선거구 기준으로 동두천·연천, 포천·가평 단 두곳에서만 승리했을 뿐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보수의 표밭이었던 경기 북부의 유권자들 또한 이제는 서울 등 여타 수도권 표심을 쫓아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북부는 접경지역에 교통망 등 SOC, 인프라 부족으로 남부와 비교할 때, 저개발로 인한 낙후가 심한 상태다. 여기에 군사규제는 물론, 팔당 상수원 인접지역의 환경규제 등 각종 규제가 지역발전에 족쇄가 되고 있다.

실제로 파주에 있는 LG LCD를 제외하면, 경기 북부에는 삼성이나 SK,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의 변변한 공장 하나 없는 실정이다.

오랫동안 보수정당의 안방이나 다름없었던 경기 북부가 민주당의 아성(牙城)으로 변모한 것은 이같은 저개발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도 분석된다. “역대 보수정권, 보수정당이 희생만 강요하고 해준 게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 결과 야당에서는 민주당내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양주), 원내대표를 지낸 윤호중(구리),정의당의 맹주 심상정(고양갑)의원 등 중진 실세 의원을 배출한 반면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재선(김성원 동두천·연천)과 초선(최춘식 포천·가평)으로 “야당에 비해 정치적 역량이 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김성원 의원은 작년 수해때 있었던 실언파동, 최춘식 의원 또한 지방선거 공천 후유증으로 핵심 당원 등 지역의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태다. 게다가 최근 지역신문 여론조사 결과 의정부의 정치풍향이 큰 영향을 미치는 포천에서 최춘식 의원이 민주당의 유력 경쟁자인 박윤국 전 포천시장에게 밀리는 결과가 잇달아 나오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나 대중적 지명도가 있는 정치인을 보내달라”는 여론까지 형성돼 나오는 실정이다.

내년 총선 최대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의석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과거 절대적 우세지역이었던 경기 북부지역에서부터 바람을 일으켜 실지(失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민주당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당선될 때 공약이기도 했던 남북 분도(分道)가 한창 추진중이다. 경기도의 남북 분도문제를 놓고 수원 용인 등 남부에서는 큰 관심이 없지만 북부지역 주민들에게는 간절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지난 70년간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경기 북부에 대한 국가적, 범 여권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약으로 내세우기는 했지만 큰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분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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