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둔화 '경보'...2016년 3분기 이후 7분기만에 첫 뒷걸음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휴대폰' 사업 부진이 핵심으로 꼽혀
외부요인보다 現정부 들어 '삼성 흔들기'가 더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 3분기 기대하는 목소리도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간 성장가도를 달려온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정체된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악화된 것이 이익 감소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본격화되면 수출과 내수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26일 증권 업계가 추정한 전망치(컨센서스)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5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5조6400억원과 비교하면 적게는 3000억원에서 많게는 9000억원까지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뒷걸음질치는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또한 삼성전자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반도체 경기와 환율 변수 등이 남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수준(53조6500억원)을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9조원 안팎, 하반기는 24조원 수준에 그칠지 모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실적이 나빠지는 핵심 원인으로는 휴대폰 사업이 속한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부진이 중요하게 꼽힌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미국 애플(아이폰)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수년 전까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후발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 내부에선 최근 실적 악화 추세를 예사롭게 넘겨선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추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변화라는 우려 때문이다. 과거에는 △반도체 △휴대폰 △TV △디스플레이 등으로 다각화돼 있던 삼성전자 수익 구조가 최근 반도체 일변도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실적과 관련해 외부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벌어지는 미중 무역분쟁 등 확대되는 무역 전선(戰線)이 국내 기업 수출 실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삼성 등 재계를 겨냥한 끊임없는 공격이, 외부요인보다 더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는 현 정부 들어 정부 고위직 인사를 다수 배출한 시민단체들이 정부 의사 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압박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25일 경제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들은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다. 과거 무혐의 처리된 사안들마저 정권이 바뀐 뒤 다시 조사를 받는 공통점이 있다.

재계는 최근 검찰이 삼성전자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벌이는 ‘노동조합 와해 사건’ 수사가 강압적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가 본격화된 뒤 4개월여 동안 총 9명에 대해 11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실제 구속된 사례는 지금까지 1명뿐이며, 이 사건으로 삼성전자가 압수수색을 받은 횟수만 네 차례다. 이 의혹은 3년 전 검찰이 수사해 대부분 무혐의 처리했던 사안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2분기에는 실적이 부진하지만 3분기에는 CE(소비자가전)부문과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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