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확전 반대" 목소리 점점 높아져 
이·팔 양측 사망자 이미 4500명 넘어 
봉쇄된 가자지구는 '인도적 재앙' 상태 
블링컨·네타냐후 회동 중 공습경보에 긴급 대피

​가자지구를 향하는 이스라엘군 탱크[로이터연합]
​가자지구를 향하는 이스라엘군 탱크[로이터연합]
가지지구 장벽에 인근에 도착한 이스라엘 지상군. [연합뉴스]
가지지구 장벽에 인근에 도착한 이스라엘 지상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지 열흘째인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이 전쟁의 확전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확전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민간인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점령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프랭크 매켄지 전 미국 중부사령관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모두에게 피바다가 될 것"이라며 지상군 투입시 예측불가능한 시가전이 이어지며 전쟁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그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의 미사일공격에 이스라엘이 폭격으로 대응하는 등 가자지구 교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마스의 미사일 공격으로 공습 사이렌이 울리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하기 위해 텔아비브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장관이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중 5분간 벙커로 대피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조직 알 카삼 여단은 성명에서 "우리는 오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는 이스라엘의 민간인 표적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또 가자지구의 알쿠드스 병원 주변까지 이스라엘의 폭격이 가해졌으며 이스라엘은 가자 거주민을 향해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사흘 연속 촉구했다.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병원 20여곳에도 소개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외국인 철수와 구호품 반입을 위한 일시적으로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양측은 이를 모두 부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집트와 이스라엘, 미국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8시간에 걸쳐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통행로'를 일시 휴전과 함께 재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곧 공식 성명을 통해 "외국인 철수와 인도적 지원을 위한 휴전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고, 하마스도 휴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 대한 보복을 선언하고 가자지구로 향하는 식수와 연료, 전력 등의 공급까지 끊는 봉쇄 강화 조치에 돌입한지 이날로 7일째로 접어들면서 '인도적 재앙'도 심각한 상황이다. 

물과 전기도 끊긴 채 밖으로 나갈 길마저 막혀 버린 가자지구는 하루가 다르게 참혹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유엔이 마련한 남쪽 임시 대피소에 피란민 40만 명이 몰렸지만 봉쇄 조치로 도움을 받지 못했고 구호품도 바닥을 드러내면서 유엔마저 손을 들어버린 상태다. 

교전으로 인한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3000명에 육박하며, 부상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1500명 가량이 숨지고 약 4000명이 다쳤다.

국제사회도 무고한 민간인들의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며 이스라엘의 지상작전을 만류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아랍권 국가로 구성된 아랍연맹(AU)과 아프리카 전체 55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한 아프리카연합(AL)은 공동성명을 통해 "재앙을 막아야 한다"며 지상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행위는 자기방어 범위를 이미 넘어섰다"고 비판했으며, 확전 방지와 협상 중재를 위해 내주 중동에 특사를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요구하고, 민간인에 대한 폭력과 테러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을 제안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하마스를 나치, 이슬람국가(IS)에 비유하며 이들을 격퇴하기 위해 전세계가 단결해야 한다면서 지상작전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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