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배우 이영애(52)씨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가 진보를 자처하는 인터넷매체의 비난과 겁박을 받는 사태가 발생했다. 문제의 인터넷 매체는 오마이뉴스이다. 언론 자유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건국 이념과 국가 정체성 자체를 훼손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배우 이영애씨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5000만원을 기부한 이유에 대해 '화합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채널A 캡처]
배우 이영애씨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5000만원을 기부한 이유에 대해 '화합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채널A 캡처]

이영애씨는 3일 입장문을 발표해 5000만원을 기부한 이유에 대해 “역대 대통령의 과오는 과오대로 역사에 남기되 공을 살펴보며 서로 화합을 하자는 것”이라면서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단에도 후원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기부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칭찬받아야 할 사회적 의무 수행을 맹비난한 오마이뉴스...이영애는 20일만에 해명 내놓아

이씨가 칭찬받아야 마땅할 사회적 의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20일만에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된 것은 오마이뉴스가 그의 기부를 향해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이라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지난 13일 “이승만의 ‘과거’, 이영애씨가 다시 꼼꼼하게 봤으면”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승만 대통령 기념재단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영애씨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위해 5천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면서 “이씨는 편지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께서는 과도 있지만 그래도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우뚝 솟아 있게끔 그 초석을 단단히 다져 놓으신 분으로 생각된다. 그분의 고마움을 외면할 수 없어 건립 모금에 선뜻 참여하여야겠다는 결정을 하였다’고 기부 이유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영애씨는 이승만이 ‘과도 있지만’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정확히 그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면서 “이승만은 해방 이후 친일 행위와 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만든 '반민족특위'를 강제로 해산시켰다. 그는 제주 4.3사건을 비롯해 거창 민간인학살, 국민방위군 사건, 여순사건에서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명령권자였다”라고 이승만을 맹비난했다.

오마이뉴스는 “이영애씨는 ‘잘못한 것만 비난하며 국민을 갈등하게 하는 것보다 잘한 것을 칭찬하며 화합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이라고 김황식 이승만 대통령 기념재단 이사장에게 보낸 편지에 적었지만 그녀의 기부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듯해 안타까울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영애씨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 외에도 다양한 기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이영애씨는 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 외에도 다양한 기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오마이뉴스 논점의 심각성 1=이승만 정권이 건국의 법통을 계승할 수 없다는 논리 구사

그런데 이 매체가 좌파의 관점에서 우파 대통령 기념관에 대한 한 여배우의 기부행위를 비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매체는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정병욱 역사문제연구소 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와 뉴라이트에서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승만 중심으로 역사를 다시 쓰려는 의도’라며 ‘이승만 기념관 건립과 같은 작업들의 최종 목표는 건국사를 다시 쓰는 것’이라고 피력했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데 이승만 대통령은 ‘수많은 과오’로 인해 그 법통을 계승할 수 없다는 논리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오마이뉴스 논점의 심각성 2= 동존상잔의 6.25전쟁을 일으키고 민족을 부정한 김일성 정권이 계승?

그렇다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할 한반도의 정권은 누구인가. 오마이뉴스 논리대로 ‘과가 많은’ 이승만 정권이 아니라면 북한의 김일성 정권 밖에 없다. 그러나 김일성 정권은 결코 한민족의 정통성을 계승한 정부가 될 수 없다. 중국, 소련이라는 외세를 등에 업고 민족상잔의 전쟁을 벌인 ‘전범’이다. 김일성의 남침 전쟁으로 인해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 숫자는 4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의한 혁명주의자이기 때문에 민족주의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한다.

또 ‘김일정-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정권은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독재체재를 구축했다. 국민들은 도탄에 빠져있지만 김씨 정권과 소수의 추종자들은 호위호식하는 극단적 불평등 체제이다.

이승만 정권이 과오가 있다고 해도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정체성이 이승만 정권을 통해 계승됐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이적행위’이다.

이영애가 밝힌 이승만 정권의 공적= 김일성 독재정권의 침공에서 우리나라를 지킨 일

이씨는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은 생각의 편린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의 과오를 감싸는 것도 아니고 분수넘게 대한민국 건국 일에 소신을 밝히고자 함도 아니다”면서 “역대 대통령을 지낸 분들의 과오는 과오대로 역사에 남기되, 공을 살펴보며 서로 미워하지 말고 화합을 하면 좀 더 평안한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 하는 두 아이 엄마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기부 취지를 재차 해명했다.

특히 “그분(이승만 대통령)께 감사한 것은 우리나라를 북한의 무력침공으로부터 지켜내 북한과 같은 나라가 안되도록 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북한 정권의 야욕대로 그들이 원하는 개인 일가의 독재 공산국가가 되었다면 지금 우리 아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자유가 없는 곳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냐”라고 호소했다. “저는 이승만 대통령 중심으로 건국사와 역사를 다시 쓰려는 것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언급, 이씨의 기부가 이승만 중심의 건국사 다시 쓰기를 겨냥한 행위라는 오마이뉴스의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오마이뉴스 답할 차례= 이영애가 설명한 이승만 정권의 공적을 인정하는지 여부를 밝혀야

따라서 이씨의 입장문에는 오마이뉴스가 반드시 해명해야 할 질문이 담겨 있다. 이승만 정권의 최대 공적이 지구상 최악의 독재정권으로 꼽히는 북한 정권의 무력침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낸 것이라는 이씨의 사실판단에 대해 동의하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

이승만 동상 건립을 규탄하는 시민단체. [사진=연합뉴스]
이승만 동상 건립을 규탄하는 시민단체. [사진=연합뉴스]

만약에 이씨의 판단에 동의한다면 이승만 기념관에 기부금을 낸다고 해서 국민갈등을 조장한다고 비판한 것은 잘못된 태도이다. 이승만 정권이 북한 정권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냈다면, 다른 과오가 있다고 해도 기념관 건립에 다수 국민이 동참하는 게 타당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오마이뉴스가 북한 정권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지 않고 넘겨주는 게 좋았다고 생각한다면 이씨를 비난할 수 있다. 이승만 정권이 해서는 안될 일을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과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면 오마이뉴스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매체임을 자인하는 격이 된다. 오마이뉴스는 이씨를 집요하게 겁박함으로써 다수 국민에게 획일적 사고를 강요하는 행위를 그쳐야 한다. 대신에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고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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