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산기술 협력하면 나토 수준 무기 제조 가능"
원전, 자원개발, 고속철과 댐 건설 등 협력 요청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국토교통부 제공]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국토교통부 제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이우를 찾은 한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방산분야 협력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삼성물산,현대건설, 현대로템, 한국수자원공사 등 18개 공기업·민간기업으로 구성된 민관 재건협력단은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16일 오전 귀국했다.

재건협력단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장관 등 일행에게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 최신 무기에 대한 정보가 있고, 한국은 우수한 방산 제조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합치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수준의 무기를 만들어 유럽 수출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한국 재건협력 대표단을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전, 방산, 자원개발, 재건사업 등 4대 분야 협력도 요청해 왔다. 

전 세계적으로 4110억달러(약 545조원)로 추산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대표단과 면담에서 이전보다 구체적인 재건 사업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대용량 원전기술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유럽에 에너지 그리드(전력망)가 새로 조성되면 원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 기술협력과 정유시설 개발·증설 협력도 요청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 광산을 한국과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구상을 내놓으며 '자원 동맹'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선 다량의 리튬 매장이 확인된 바 있다. 

이와관련 대표단 관계자는 "리튬 광산 개발권이나 장기 구매 계약을 맺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고속철도와 관련한 협력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키이우를 잇는 고속철도 노선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전쟁 이후 폴란드에 정착한 우크라이나인이 10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와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 댐 복구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전쟁으로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이 많이 파괴됐지만 제조업 인프라와 기술 인력이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동차 등 제조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를 희망했다.

원 장관은 이번 면담 결과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후, 범정부 차원의 조직을 꾸려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두 나라는 이번에 재건 사업에 투입될 23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공여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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