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현재 여야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존재감은 하늘과 땅 차이다.

김기현 대표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그늘에 가릴 수 밖에 없는 여당 대표라는 한계와 여당내 대통령 최측근 그룹, 이른바 ‘윤핵관’에 의해 만들어진 대표라는 점, 온순한 그의 캐릭터 또한 강력한 리더십을 형성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내년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3김시대’ 이후에는 각 정당의 당수(黨首)나 당 대표의 지명도가 떨어지다 보니 선대위원장을 영입해 선거를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 박근혜 문재인 황교안 체제의 여야를 넘나들며 비대위원장과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같은 사람이 대표적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당 안팎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선대위원장 후보가 한동훈 법무부장관이다. 홍준표, 오세훈 시장 또는 안철수, 원희룡, 나경원 같은 당내 인사가 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보다 더 많이 회자된다.

한동훈 장관은 여야를 통틀어 이재명 대표에 이어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년 넘게 부동의 2위를 달리고 있다. 홍준표 시장, 안철수 의원 등 여권내 2위그룹과의 격차도 크다.

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일약 대통령이 되는 과정과 맥락을 함께했고,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싸우면서 스타성도 견고해졌다. 그래서 여당 안팎에서 한 장관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 1석을 보태는 것을 넘어 전체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한 장관 본인은 정치에 투신하는 것에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와 친분이 깊은 검찰 선후배 등 법조인들은 대부분 “한 장관 본인은 총선에 출마하는 등 정치를 하기보다는 법부부장관으로서 검수완박 문제 해결 등 문재인 정권이 무너뜨린 국가 사법체계를 정상화하는데 집념을 갖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한 장관의 충선출마 등 정계진출의 가장 큰 변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장관이 ‘정치혐오주의자’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정치에 부정적이지만, 윤 대통령이 강력하게 권유할 경우,거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이와관련,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여당의 중진들이 그동안 여러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동훈 장관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그때마다 “지금 법무부장관이 할 일이 많은데...”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한동훈 장관이 실제 선대위원장 등으로 내년 총선에 등판하게 될 가능성과 관련, 두가지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

총선을 앞둔 판세가 매우 치열해서 과반수 의석 확보를 쉽게 낙관할 수 없는 경우, 그리고 정당정치 전반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개입의지에 달린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차명진 전 국회의원은 “하반기 정국이 어떻게 흘러가든, 총선판세는 여당이 쉽게 승리를 낙괄할 수 있을 정도로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한 발언 등을 보면 국민의힘 뿐 아니라 정당정치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점점 강해져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내년 22대총선 차출과 선대위원장 기용 등에 윤석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인 것이다.

그래도 정치참여에 대한 한 장관 개인 의지는 마지막까지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 본인은 물론 가족 등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정치는 하지말라”고 말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최근들어 한 장관이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도발에 한층 대응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 총선기피용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 장관과 더불어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 선대위원장으로 많이 거론되는 사람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다. 소설가에서 15대 총선때 김대중 총재의 새정치국민회에 합류해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민주당의 대표까지 지낸 그의 이력이 여당의 중도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김한길 위원장에 대해서는 그가 지난 대선때 캠프에 합류한 뒤 중요한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먼저 자문을 구할 정도로 신뢰가 깊다고 한다.

민주당 당 대표를 거쳐 현 정부에서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있는 그의 직책상 한동훈 장관보다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에 적임자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두 사람과 더불어 이준석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기용해서 수도권과 젊은층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유승민, 이준석 두 사람과 관련해 “유승민은 도저히,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그래도 껴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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