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로 중국 지방정부들이 빚더미에 앉으면서 '철밥그릇'으로 여겨지던 공무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후난성 구장현 정부는 부서 통폐합과 직원 수 감축 등의 구조조정에 나섰다. 구장현은 후난성에서도 가장 인구가 적은 현인데 주민의 거의 4%가 공무원으로 후난성 평균을 상회한다.

앞서 구조조정을 시작한 산시성의 여러 현은 1천여명 이상을 정리해고하기도 했다.

광둥성 싱크탱크 광둥개혁회의 펑펑은 SCMP에 "부동산 분야와 국가 경제의 동반 침체로 지방 재정은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고 모두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방정부는 과도한 부채에 짓눌려있고 차입을 늘릴 기반이 약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가 필수 공공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크게 줄일 것 같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 증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유일한 가능성은 불필요한 자리를 없애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정부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광다(에버브라이트)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후난성의 지방정부 부채는 후난성 국내총생산(GDP)의 31.7%를 차지해 국가 평균(29%)보다 높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부 지방 정부들은 돈을 빌려 공무원들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고 일부는 아예 지급을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중국 중앙정부가 인프라 투자 목적으로 특수목적채권 확대를 승인해준 지방정부들은 공무원을 20%까지 감축해야 한다는 조건을 지켜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취업난 속에서 공무원은 여전히 대졸자들에게 인기다. 올해 중국 국가 공무원 시험 응시생은 약 260만명으로 거의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그러나 선발 인원은 3만7천100만명에 불과하며, 어떤 인기 직종의 경쟁률은 거의 6천 대 1에 달한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의 쉬톈천은 SCMP에 '철밥그릇' 공무원이 임금 삭감과 인력 축소로 덜 안정적인 직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 인구의 대도시 쏠림이 이어지면서 대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산업 기반이 약한 많은 현은 지역 통폐합, 조직 흡수 등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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