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북러회담 '윈윈' 진단
北 식량난·고립 타개 노릴 듯
러 우크라전 탄약과 무기 확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27일 일명 '전승절' 70주년 행사 참석차 방북한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연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회장 입구 양옆에 김정은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래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실제로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양국 모두에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우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을 이유로 수년간 국경을 폐쇄한 탓에 수십년 사이 최악의 식량난을 겪는 북한 상황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북한에 (식량) 원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또 "북한 정권은 팬데믹을 극복했음을 보이는 선전전에 김 위원장의 국제정치 복귀를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이 3자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는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던 북한 정권에도 강력한 우군이 있다는 점을 재차 전 세계에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WSJ은 강조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의 아르툠 루킨 교수는 이에 대해 "김정은은 핵무기가 있다고 해도 북한이 한미일 동맹보다 얼마나 약한지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은 정말로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관련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는 북러 정상회담 자체가 북러 정상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크로닌 석좌는 "세계 최고의 두 독재자의 만남에는 상당한 상징적 가치도 있다"면서 "김정은은 강대국 정상의 테이블에 앉고 싶어 하는데 이번 회담은 김정은이 푸틴과 동등한 위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WSJ은 "푸틴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과 회담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면서 "북한 정권은 특히 시베리아와 극동에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는 러시아에 더 많은 노동자를 보내는 데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러정상회담이 거론되기 시작한 시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우크라이나가 남부전선의 러시아군 방어선을 일부 돌파한 시점에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됐다"면서 "북한 정권은 러시아 정부가 군수품 생산을 늘리는 동안 공급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의 러시아군은 포탄은 물론 기본적인 군수품 공급마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이 수십년간 비축해 온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제 탄약과 무기 등을 제공한다면 이런 문제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WSJ은 북한과의 무기거래나 북한의 해외노동자 파견은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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