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이후, 이 대표의 각종 언행을 두고 다양한 뒷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화젯거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대표의 향후 정치적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정도로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올라온 포스터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다. [사진=채널A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올라온 포스터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사진=채널A 캡처]

어리숙한 이재명= SNS에 ‘개딸 동원’ 포스터 올린 사실도 몰랐다고?

특히 이 대표가 자신의 SNS에 올려 ‘개딸 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 포스터와 관련한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을 앞둔 16일 자신의 SNS에 ‘당당하게 맞서겠습니다’라며 검찰 출석 시간과 장소까지 공개했다.

그 포스터를 본 현장 기자들이 이 대표에게 “지난 출석 때와 달리 SNS에 직접 시간과 장소까지 올리신 이유가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이 대표의 대답은 너무나도 의외였다. 금시초문이라는 듯 “무슨 시간 장소를 올렸다는 거죠?”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한 기자가 '포스터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올린 이유'를 물었다. [사진=채널A 캡처]
이재명 대표에게 한 기자가 '포스터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올린 이유'를 물었다. [사진=채널A 캡처]
기자의 질문에 이재명 대표는 "무슨 시간과 장소?"냐고 반문했다. [사진=채널A 캡처]
기자의 질문에 이재명 대표는 "무슨 시간과 장소?"냐고 반문했다. [사진=채널A 캡처]

다시 기자는 “17일 오전 10시 20분에 서울중앙지검 정문에서 기자회견 한다고 포스터 올리셨던데요”라고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재차 금시초문이라는 듯이 “그랬나요?”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포스터의 의미를 설명한 것은 이 대표가 아니었다. 이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이었다. 천 의원은 이 대표를 대신해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다시 기자는 이재명 대표에게 '포스터를 올렸다'고 물었다. [사진=채널A 캡처]
기자는 재차 이재명 대표에게 '포스터를 올렸다'고 확인했다. [사진=채널A 캡처]
이재명 대표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그랬나요?"라고 답했고, 옆에 있던 천준호 의원이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사진=채널A 캡처]
이재명 대표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그랬나요?"라고 답했고, 옆에 있던 천준호 의원이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사진=채널A 캡처]

질문을 한 기자는 ‘개딸 동원령을 내린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앞선 3번의 출석과 달리 검찰에 출석하는 시간과 장소를 공지한 사실만으로도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포스터가 올라간 사실도 모르고, 포스터에 시간과 장소가 공지돼 있는 것도 모른다는 태도로 기자에게 답을 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언행을 두고 2가지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해석 1= 이재명, 비서실장이 별 의미 없다고 한 포스터 각본대로 움직인 꼭두각시?

첫째는 이 대표 모르게 이재명 이름으로 된 SNS에 포스터가 게시되었을 가능성이다. 이럴 경우 이 대표는 ‘꼭두각시’가 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17일 포스터에 예고된 대로 행동했다. 서울중앙지검 정문에서 마이크를 잡고 개딸들을 대상으로 선동적인 정치 공세를 벌였다. 그리고 검찰청으로 들어가는 길에 쏟아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자신의 행위를 사전에 예고한 포스터의 존재조차 몰랐다면, 이 대표는 명목상의 대표일 뿐 그를 배후조종하는 인물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더욱이 천 비서실장은 포스터가 게시된 사실을 미리 알았고, 시간과 장소가 공개된 점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답했는데, 정작 이 대표가 몰랐다면 이 대표는 천 실장이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은 포스터 각본대로 움직인 꼭두각시에 불과한 셈이다.

해석 2= 이재명은 거짓말쟁이, 또는 자작극 벌이고 모른 척하기의 달인

두 번째 해석은 이 대표가 자신의 SNS에 직접 게시하고 모른 척했을 가능성이다. 경기도 지사 시절부터 이 대표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SNS에 직접 게시물을 올리고 답변까지 하는 걸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대표가 직접 포스터를 게시하고도 모른 척했다면 이 대표는 다시금 ‘거짓말쟁이’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이를 두고 구자홍 동아일보 신동아팀 차장은 지난 17일 채널A에서 “후자(이 대표가 직접 게시하고 모른 척하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구 차장은 “포스터 사진을 보면 이 대표가 기자들을 보고 회견을 하고 있는 장면”이라며 많은 언론인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사진을 포스터에 썼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시간과 장소가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언론인을 상대로 자신의 메시지를 발신하겠다는 점을 예고하고 있다”고 구 차장은 강조했다. 언론인들에게 10시 20분까지 정문으로 와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지지자들에게도 그 시간에 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 차장에 의하면 카톡이나 다른 수단으로 거기에 모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면 동원령을 발포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포스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에둘러서 기자회견 장소와 시간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안면인식장애라는 이재명, 기억장애도 있나?

같은 날 채널A에 출연한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SNS에) 포스터가 올라온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지지층 결집의 의도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금시초문인 것 같은 표정과 멘트를 했다는 점에서 ‘SNS에 (포스터가) 올라갈 때 보고가 안 된 사항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 대표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 위원은 “본인이 방금 SNS에 올린 것을 기자들이 물어도 모른다고 한다”면서 “거듭해서 뭔가를 이야기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이 대표가 최근에 언급한 ‘안면인식장애’가 사실인 것 같다”면서 “기억이 없는 것이 확실한 것 같다”고 기억장애까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비꼬았다.

‘타고난 거짓말쟁이’ 분석에 힘실려

그러나 이 대표는 검찰에 출두한 17일 오전 10시 20분을 조금 넘긴 시각, 지지자들 앞에서 2000자에 가까운 입장문을 10여분 넘게 낭독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메시지가 담긴 입장문을 낭독하는 정교한 시나리오를 기획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포스터가 게시된 것과 포스터에 시간과 장소가 공지된 사실을 이 대표가 몰랐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꼭두각시’라는 사실보다는 ‘타고난 거짓말쟁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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